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는 주주가 보유 지분을 바탕으로 기업의 경영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활동을 말한다. 주식을 사고파는 데 그치지 않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선, 이사회 교체, 사업 재편 등을 요구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투자와 차이가 있다.
주주행동주의는 여러 형태를 취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는 기업과의 비공개 대화에서 시작해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거나 주주총회 안건을 직접 제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주주행동주의는 이사나 감사 후보를 추천하고 다른 주주들에게 자신의 안에 표를 던져달라고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이른바 '위임장 대결'로 이어지기도 한다. 행동주의 펀드뿐 아니라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개인주주 연합도 주주행동주의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행동주의 펀드란 기업 주식을 매수하여 주주의 지위를 확보한 후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항력을 행사하는 펀드로서 주주행동주의를 실천하는 펀드다.
국내에서도 주주행동주의 규모가 빠르게 커졌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Diligent Market Intelligence)에 따르면 행동주의 요구의 대상이 된 국내 기업은 2020년 10개사에서 2024년 66개사로 늘었다.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42개 상장사에 총 164건의 주주제안이 상정돼 전년 137건보다 약 20퍼센트 증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행동주의 펀드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이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연대해 직접 주주제안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제도 환경 역시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2025년 7월 개정 상법은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회사뿐 아니라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하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이른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로, 2025년 7월 22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추가 상법 개정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회사는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게 되고, 이사와 분리해 선출해야 하는 감사위원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된다. 이 조항들은 2026년 9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역할도 강화되는 추세다. 금융위원회와 한국ESG기준원 등은 2025년 12월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가 고객의 자산을 맡은 수탁자로서 기업을 점검하고 의결권을 책임 있게 행사하도록 하는 자율 지침이다. 앞으로 참여기관이 실제로 원칙을 얼마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시하는 체계가 도입된다.
다만, 국내 주주행동주의의 핵심 의제는 아직 배당과 자사주, 이사 선임,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환원과 거버넌스 문제에 집중돼 있다. 해외에서는 기후변화와 인권, 노동자 안전 같은 환경, 사회 문제도 주요 주주제안 의제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안건이 실제 주주총회에 올라오는 사례가 많지 않다.
기업이 공개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정보는 단순한 지속가능경영 보고 자료를 넘어 기관투자자의 기업 대화와 의결권 행사, 향후 주주제안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제 주주행동주의를 주주총회 직전의 대응 문제가 아니라 평소 주주와 어떤 정보를 공유하고 어떤 방식으로 경영 의사결정을 설명할 것인지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
by Editor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