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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정리하는 저녁, ESG 관련 최신 뉴스와 브리핑.

올 봄에는 기온이 31도까지 상승해 한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다가도, 다음 날 폭우가 쏟아지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이상기후가 나타났다. 이러한 이상기후의 주요 원인으로 '엘니뇨'가 지목 된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평년보다 더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전 세계가 기후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그냥 엘니뇨가 아니라 '슈퍼 엘니뇨''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평소 적도 지역에서는 무역풍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강하게 불어 따뜻한 바닷물을 서태평양으로 밀어낸다. 그러나 무역풍이 약해지면 따뜻한 바닷물이 동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이로 인해 바다와 대기의 순환 체계에 변화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되면 '엘니뇨'라고 정의하며, 해수면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할 경우에는 '슈퍼 엘니뇨'로 분류한다.[2026년 5월 10일~16일 해수면 온도 현황 © 기상청 '엘니뇨 백서']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28.8도로 평년보다 1도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어 엘니뇨 발생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해양대기청은 올해 6월에서 8월까지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을 82%로 전망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엘니뇨가 더 강한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확률도 67%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슈퍼 엘니뇨로 인한 피해그렇다면 슈퍼 엘니뇨가 발생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발생한다면, 집중호우와 기록적인 폭염,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농작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히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수자원 부족과 산불 위험 증가 등 사회·경제적 피해도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기상청 원격 상관 모식도 © 기상청 '엘니뇨 백서']1950년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가 설립된 이후 슈퍼 엘니뇨는 총 네 차례 발생했다. 멀지 않은 과거인 2023년과 2024년에도 발생했는데, 특히 2024년은 관측이 시작된 1950년 이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그리고 슈퍼 엘니뇨로 인한 기상이변도 이어졌다.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이, 지중해 지역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카카오와 올리브유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한국 또한 역대 최장 수준의 열대야를 기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졌다.슈퍼 엘니뇨에 대비할 수 있을까슈퍼 엘니뇨는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다.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를 넘어 식량 공급과 물가, 국민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위험 요인이다. 특히,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는 상황과 맞물려 슈퍼 엘니뇨의 파급력은 더욱 커질 수 있으므로 경각심이 필요하다.[2024년 엘니뇨로 인한 남부 아프리카 극심한 가뭄 © NASA Earth Observatory ]전문가들은 슈퍼 엘니뇨로 인한 이상기후를 근본적으로 완화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기후 재난에 대비한 대응 체계 구축도 중요하다. 기상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농업·수자원 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재난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도 강화해야 한다.슈퍼 엘니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기후 위기가 이미 현재 진행 중인 위험임을 시사한다. 지금 겪는 이상기후는 앞으로 마주하게 될 기후 재난의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사회 구조의 전환뿐만 아니라 일상 속 실천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시대다. by Editor N

7월 3일은 국제 사회가 함께 기념하는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International Plastic Bag Free Day)'이다. 이 날은 1년에 하루만이라도 비닐봉투 사용을 제한하자는 취지로 스페인 국제환경단체인 가이아가 2008년에 제안하고, 미국과 프랑스 등의 환경단체가 동참해 제정됐다. 비닐봉투의 탄생부터 각국의 규제, 그리고 비닐봉투 없는 날이 일상이 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알아보자.환경을 위해 고안한 비닐봉투의 아이러니현대 소비사회에서 저렴하고 가벼운 편의성을 상징하는 비닐봉투는 본래 자연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1959년 스웨덴의 공학자 스텐 구스타프 툴린(Sten Gustaf Thulin)은 종이봉투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수많은 나무가 베이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반복 사용이 가능한 고밀도 폴리에틸렌 가방, 지금의 비닐봉투 고안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량 생산 기술이 발전하며 제조 단가가 급격히 하락한 비닐봉투는 구스타프 툴린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물건이 됐다.[1959년 스텐 구스타프 툴린이 고안한 최초의 비닐봉투 © Medium]손쉽게 버려지는 비닐봉투는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한다. 게다가 폐기 이후 수백 년 동안 분해되지 않는 내구성으로 토양과 해양 생태계를 교란한다. 환경을 지키려 만든 일회용 비닐봉투가 오히려 환경을 위협하게 된 셈이다. 비닐봉투를 줄이기 위한 선택비닐봉투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법적 규제 장치를 마련했다. 한국은 2019년 4월부터 기후에너환경부의 '재활용 폐기물 관리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대형마트와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정책 시행 전인 2017년 대형 마트 내 비닐봉투 사용량은 1,596톤이었으나 4년 후인 2021년에는 466톤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일회용 비닐봉투의 자리는 재사용 종량제봉투나 장바구니, 종이봉투 등이 대체하고 있다.한국이 일회용 비닐봉투 품목 위주의 규제라면, 해외는 규제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관리 중이다. EU가 2019년 발표한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에 따르면, 2030년까지 EU시장에 출시되는 모든 플라스틱병은 제조 시 재활용 플라스틱을 최소 30% 포함해야 한다. 뉴질랜드는 2019년 일회용 봉투, 일회용 비닐 쇼핑백 사용 금지를 시작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2022년 10월 1일부터는 일회용 플라스틱 면봉, 음료 스틱, 폴리염화비닐(PVC) 용기 등 총 6가지 항목의 제조 및 판매가 금지됐다. 비닐봉투 없는 날, 하루에서 일상으로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이 일상이 되기 위해서는 소비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에서 개별 제품 규제를 넘어 장기적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필요하다. 기업의 책임 역시 중요하다.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를 개발하거나 순환 경제 모델 도입에 투자하는 등 지속가능한 발전에 동참해야 한다. 정책은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은 수단을 제공한다.[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 포스터 © 한국환경연구원 공식 인스타그램]하지만 변화의 주체는 결국 소모품을 사용하는 개인이다.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을 맞아 비닐봉투 대신 다회용 가방을 챙겨보자. 그 작은 선택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by Editor N

최근 여름 더위가 예년같지 않다는 한국보다 빠르게, 인도는 이미 4월부터 극한의 열기 속에 갇혀 있다. 인도에서는 통상 5~6월이 매우 심한 더위가 지속되는 혹서기로 여겨진다. 그런데 올해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 4월부터 최고기온이 45도를 웃도는 조기 폭염이 인도에 찾아왔다. 인도 라자스탄주에서는 최고 기온이 48.3도까지 치솟았고, 델리와 라크나우 등 주요 도시들도 밤낮없이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야간 기온까지 크게 올라 사실상 더위를 피할 시간이 사라졌다는 말도 나온다.올해 4월 27일 기준, 전 세계 최고 기온을 기록한 도시 상위 50곳이 모두 인도 내륙에 위치했다는 사실은 통계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에 가깝다. [2026년 6월 인도 지역 폭염 © 인도 기상청(India Meteorological Department) 공식 페이스북]인도는 왜 이렇게 더울까이번 폭염은 단일 요인이 아닌 여러 기상현상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중해 지역에서 발생해 동쪽으로 이동하며 인도에 비를 내리는 폭풍인 서부 교란(Western Disturbance)도 올해 들어 약화되고, 발생빈도가 줄었다. 인도 갠지스 평원과 동인도 지역 상공은 고기압이 정체된 열돔현상(Heat Dome)으로 뜨거운 공기가 갇힌 상태다. 여기에 이상기후도 인도의 장기적인 기후변화의 원인이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1961년 이후 인도의 폭염 빈도는 10년마다 0.1일씩 증가해 왔으며, 야간 평균기온 역시 10년마다 약 0.21도씩 상승하고 있다. 도시는 빽빽히 들어선 건물과 제한된 녹지, 높은 차량 배출가스로 인해 열을 더 오래 품고 있어 야간 기온상승을 더욱 가속화한다. 밤의 더위는 신체가 회복할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낮의 더위보다 더 위험하다. 또한, 올해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까지 더해졌다. 슈퍼 엘니뇨가 발생하면 인도 강수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계절풍 몬순을 약화시켜 소규모 수확과 강화된 물 배급, 정전 등 농업과 경제에 복합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생존을 위협하는 더위폭염의 위험성은 기온 수치만으로는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2026년 인도의 폭염은 습도 급증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인도의 평균 상대습도는 2015~2019년 67.1%에서 2020~2024년 71.2%로 상승했으며, 도시 가운데 델리는 8%포인트라는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24년 유럽,동남아시아 폭염 당시 대기 온도 © NASA]기온과 습도를 동시에 반영하는 지표인 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가 섭씨 35도에 근접할 경우, 인체는 땀 증발을 통한 체온 조절 기능을 잃어 생명을 위협받는다. 기후 분석가 브루누 브레젠스키(Bruno Bresinski)는 "인도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가 55도에 육박하고, 습구온도가 인간 생존 한계에 가까운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며 폭염의 심각성을 전했다. 에어컨만이 열과 습기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지만, 인도의 대다수 가정에는 에어컨이 없는 현실이다.[ 인도 폭염 대피 목적으로 제공되는 의료 시설 © Children’s Environment Health Collaborative]폭염으로 인한 기후와 경제의 악순환선풍기나 에어컨과 같은 더위를 이겨내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폭염을 심화시키는 구조도 눈에 띈다. 인도 전력의 70% 이상은 여전히 석탄화력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S&P 글로벌 에너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4월, 인도의 석탄 화력발전량은 평균 164.9GW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결국 폭염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상승하고, 이는 석탄발전 가동률을 높여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통해 다시 폭염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악순환이 중장기적으로 인도 경제 성장의 구조적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폭염으로 농업과 건설 분야에서 2,470억 시간에 달하는 노동 시간이 손실되었으며, 이로 인해 인도는 약 1,940억 달러(약 260조 원) 규모의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해당 규모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4.5%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극한의 여름이 일시적 충격이 아닌 반복적으로 경제 성장의 저해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2022년, 2024년, 2025년까지 인도의 여름은 해마다 '전례 없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러나 이번 2026년 인도의 여름은 또 다른 기록을 세웠다. 문제는 이 기록이 앞으로도 계속 갱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폭염으로 인한 기후와 경제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인도의 여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매년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by Editor N

뜨거운 여름 잔디밭,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고 선채로 하나가 된다. 밀고 밀리고, 뛰고 부딪히는 축제 현장의 '슬램(Slam)'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원초적인 연대가 벌어지는 순간이다. 그 열기 가득한 현장 이면에는 즐거움과 함께 또 다른것이 함께 쌓여간다.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대중음악 공연 티켓 판매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9,817억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봄부터 가을까지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대규모 축제들이 연이어 찾아올 예정이다. 하지만 매년 커지는 축제의 규모와 함께 반복되는 쓰레기 문제 또한 수면 위에 오르기 시작했다.축제가 끝난 뒤 재미만 남은 건 아니었다평균 하루 5,000명의 관객이 찾는 행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 행사에서 100리터 종량제 봉투 150개 분량의 쓰레기가 배출된다. 수만 명이 찾는 대규모 축제의 경우 배출량을 가늠하기 어렵다. 축제 현장의 폐기물은 대부분 현장에서 사용된 현수막과 종이 입장권, 일회용 컵과 음식 포장재 등에서 발생한다. 2025년 7월 열린 대구 치맥페스티벌은 친환경 축제를 목표로 다회용기 총 2만 4천 개를 준비했지만, 그 수는 100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다회용기와 일회용기를 함께 비치하고도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부스가 많았으며, 중앙 무대 인근에서 다회용기를 갖춘 부스는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치맥페스티벌이 끝나고 이틀이 지난 후에도 축제장 곳곳에 일회용처럼 버려진 다회용기를 비롯한 쓰레기가 속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2025년 대구 치맥페스티벌 현장 © 대구 치맥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환경을 위해 달라지는 축제 현장그렇다고 축제 현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다회용기 제공 스타트업 트래쉬버스터즈(Trash Busters)는 축제 및 행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회용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축제 현장에서 관객이 식사 후 전용 반납 부스에 다회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안양에 위치한 트래쉬버스터즈 전문 세척 센터 TSWC에서는 하루 14만개의 다회용 컵이 세척되고 있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축제 현장에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레쉬버스터즈(Trash Busters) © 트레쉬버스터즈 공식 인스타그램]2025년 5월 열린 수원연극축제에서는 일회용품 없는 행사장을 만드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친환경 스타트업 잇그린은 수원시와 협력하여 수원연극축제 현장 곳곳에 다회용기 반납함을 비치하고, 관객에게 직접 용기 반납 방식을 안내했다. 덕분에 축제 기간동안 다회용품 회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었다. 축제 일회용품 규제를 둘러싼 한국과 해외의 온도차 해외는 축제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와 관련된 정부 차원의 규제가 이미 자리를 잡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연간 300만 명이 방문하는 대형 음악 축제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정부 정책으로 전면 금지되어 있다. 반면, 한국의 축제 및 행사 현장은 일회용품 규제의 사각지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7월부터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공공기관 1회용품 등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을 발표하여 시행중이다. 그러나 해당 지침 내용은 공공기관의 회의나 행사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표현에 그치고 있어, 사실상 강제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공공기관 1회용품 등 사용줄이기 실전지침 © 기후에너지환경부]2026년 여름, 수십만 명의 관객들이 다양한 축제 현장을 찾는다. 축제가 끝난 뒤, 모두에게 즐거웠던 기억만 남기 위해 관객의 선의만큼이나 필요한 것이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주최 측의 시스템 설계와 정책적인 뒷받침이다. 좋은 축제를 만드는 일은 무대 위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by Editor N

매년 기말고사 시즌이 다가오면 대학 캠퍼스 건물에는 늦은 밤에도 환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도서관과 열람실은 학생들로 가득 차고, 강의동 곳곳에는 냉난방기와 조명이 계속 가동된다. 시험 준비를 위해 소비되는 커피와 에너지 음료, 출력된 학습 자료와 일회용 용기 역시 빠르게 늘어난다.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많은 대학들이 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선언하며 친환경 캠퍼스 전환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폐기물 감축 정책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캠퍼스 구성원의 일상까지 변화시키고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에너지 다소비 기관으로서의 대학[서울대학교 © 한국관광공사]대학은 결코 작은 에너지 소비 주체가 아니다. 서울특별시가 발표한 에너지 다소비 건물 현황 순위에 따르면 2012년부터 10년간 연속으로 서울대학교가 1위를 차지했으며, 20위권 내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한양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 총 5개 대학이 이름을 올렸다. 대형 강의동, 연구실, 실험실, 도서관이 밀집한 캠퍼스 특성상 에너지 소비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대학교 시험 풍경 © 게티이미지]특히, 기말고사 기간에는 심야까지 열람실과 강의실 조명이 가동되면서 전력 소비가 평소보다 늘어난다. 에너지 음료 캔, 일회용 컵, 무분별하게 출력된 시험 자료들이 쓰레기통을 빠르게 채운다. 학생들이 성적에 집중하는 그 시간, 캠퍼스 곳곳에서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에너지 낭비 또한 조용히 쌓인다.친환경을 선언하는 대학들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인식한 대학들은 잇달아 친환경 캠퍼스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2022년 탄소중립 선언식을 통해 2045년 탄소중립 캠퍼스 실현을 공표하고, 에너지 효율 향상과 폐기물 자원순환을 위한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한양대학교는 2013년 에너지 자동검침시스템을 구축해 전기·가스·수도 등 179개소의 계량기를 자동검침하고 시간별·일별 사용량을 분석 중이다. 2015년에는 개별 냉·난방기 통합제어시스템을 도입해 출입문이 개방된 경우에만 전등과 냉·난방이 작동하도록 설계해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일회용품 제로캠퍼스 프로젝트 © 남서울대학교 인스타그램]남서울대학교는 한발 더 나아가 'ESG캠퍼스'를 공식 선언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약자인 ESG는 기업이나 기관이 단순한 재무 성과를 넘어 환경적 책임, 사회적 역할, 투명한 운영을 실천하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윤승용 총장은 "다회용 컵 사용, 절전·절수와 같은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든다"고 밝혔으며, 교직원과 학생 대표가 함께 ESG 실천 선언문을 낭독했다.학생이 바꾸는 작은 ESG그러나 시험 기간 캠퍼스의 현실은 이러한 선언과 거리가 있다. 대학 ESG 가이드라인은 대학의 모든 운영 활동이 외부 환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명시하며, 탄소중립 실천을 통한 환경 보호를 대학의 핵심 책무로 규정한다. 하지만 정작 학생 개개인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캠페인이나 실질적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건물 단위의 에너지 효율화나 기관 차원의 탄소중립 선언은 중요한 첫걸음이다. 다만 그것이 캠퍼스 구성원 전체의 일상적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환경문제는 정책 문서 속 문구에 머물 수 있다. 전문가들은 ESG 캠퍼스를 위해서는 건물 시스템과 정책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시험 기간에 실천할 수 있는 행동들은 생각보다 구체적이다.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의 플러그를 뽑는 것, 개인 텀블러를 지참하는 것, 빈 강의실의 조명을 끄는 것, 출력물 대신 전자 자료를 활용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대학 측 역시 절전 캠페인, 다회용 컵 반환 포인트제, 시험지 이면지 수거함 설치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말고사는 학생들이 점수로 한 학기의 성과를 평가받는 시간이다. 시험 성적표만큼 대학교의 환경 성적표도 함께 돌아볼 때다. by Editor N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하 북중미 월드컵)이 오늘 막을 올렸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16개 도시에서 48개국이 참여한 104개 경기'라는 점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다른 종류의 숫자가 주목받고 있다.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과 글로벌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Scientists for Global Responsibility) 등 학계와 환경단체들이 2025년 공동 발간한 보고서 'FIFA의 기후 사각지대(FIFA's Climate Blind Spot)'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약 902만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의 월드컵 평균 배출량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축제가 역대 최대 탄소 배출이라는 그늘을 함께 드리우고 있다.참가국이 늘수록, 탄소도 함께 늘었다탄소 배출 증가의 핵심은 경기장이 아니라 이동 거리에 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대회는 대부분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므로 카타르월드컵처럼 신규 경기장 건설이 핵심 쟁점은 아니다. 그러나 마이애미와 밴쿠버 사이 거리가 4,500km를 넘는 등 개최지가 광범위하게 분산돼 있어 팀과 팬들이 항공편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 중 전체 탄소 배출량 가운데 약 770만 톤이 항공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악의 경우 항공 부문 배출량만 1,370만 톤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대표팀은 토론토, 로스앤젤레스, 시애틀을 순서대로 이동해야 하는데, 북미 대륙을 Z자로 가로지르는 이 이동 경로는 탄소 배출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경기장 안에서의 90분보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이동 과정이 더 큰 환경 부담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캐나다 경기장으로 지정된 밴쿠버의 BC플레이스 스타디움 © BC Place 공식 X]폭염도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기상당국은 대회가 열리는 6~7월 북미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역사적 평균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최도시 16곳 중 14곳이 고온 환경에서 사람이 느끼는 온열 지수를 나타내는 지표인 습구흑구온도(Wet-Bulb Globe Temperature, WBGT) 28℃를 초과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으며, 이는 위험 수준이다. 휴스턴, 댈러스, 애틀랜타 등 일부 도시는 냉방 시설을 갖춘 경기장을 운영하며 대규모 냉방 자체가 추가적인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위기가 월드컵을 덮치는 동시에 월드컵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순환구조다.탄소 배출 감축을 향한 FIFA의 약속, 어디까지 진심인가FIFA는 2021년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FIFA 기후 전략(FIFA Climate Strategy)'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하고, 204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보고서에는 친환경 인프라 구축, 에너지 효율 개선, 재생 에너지 사용 장려 등의 조치가 포함됐다. 그러나 선언과 행동 사이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FIFA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했다고 주장한 내용은 스위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입증 불가' 및 '구체적인 상쇄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위 홍보 판단을 받았다. 선언이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셈이다. [석유 기업 아람코(ARAMCO)의 원유 생산·정유시설© 아람코 홈페이지]2024년에는 각국의 여자 프로 축구 선수들이 FIFA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일이 있었다. 당시 FIFA는 사우디아라비아 내 세계 최대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와 4년간 후원사 계약을 맺어 아람코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2027년 여자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됐다.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석유로 돈을 버는 기업과 FIFA가 후원을 맺은 것에 대해 여자 축구 선수들은 "잔디 경기장을 기반으로 한 축구는 극심한 더위, 가뭄, 화재로 피해를 입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FIFA를 응원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탄소 감축을 선언하면서 화석 연료 기업의 후원을 받는 FIFA의 행보가 그린워싱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FIFA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경기 시간 조정과 선수들의 수분 보충 및 휴식 시간 도입 등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후환경단체와 연구진은 근본적인 기후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대형 스포츠 대회가 열릴 때 이동 동선 축소뿐 아니라 대회 규모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의 필요성을 전했다. 참가국 확대와 분산 개최라는 FIFA의 성장 전략이 구조적으로 탄소 배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는 한 다음 대회도, 그다음 대회도 같은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역대 최대 규모의 축제인 동시에 FIFA가 수년간 내세워 온 탄소 감축 선언의 실효성이 본격적으로 검증되는 무대가 될 것이다. by Editor N

정부가 차량용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 31일까지 연장하고, 국제선 항공 유류할증료도 6월부터 최고 단계 대비 약 20% 하락한다. 두 조치 모두 중동 전쟁발 유가 급등에 따른 민생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하지만 ESG 관점에서는 두 조치로 인해 환경(E)과 사회(S)가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유류세 인하와 유류할증료 하락 [차량용 유류세 비교 표© ESG.ONL] 먼저 '유류세 인하'와 '유류할증료 하락'의 성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차량용 유류세 인하는 정부가 직접 세율을 조정하는 정책 결정이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5월 21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전담 조직(TF) 회의를 열고 당초 5월 31일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 31일까지 2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인하율은 현행과 동일하게 휘발유 15%, 경유 25%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리터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낮아진 가격이 계속 적용된다. 인하 전 세율과 비교하면 소비자 가격 기준 리터당 휘발유는 122원, 경유는 145원의 인하 효과가 있다. [대한항공 보잉 787-10 © 대한항공 공식홈페이지]반면, 항공 유류할증료 하락은 정부의 결정이 아닌 국제유가 연동 자동 조정이다. 항공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항공유의 일일 평균 가격(Mean of Platt's Singapore Kerosene, MOPS)을 기준으로 33단계로 산정되며, 한 달 단위로 다음 달 발권분에 반영된다. 2026년 2월에 중동 전쟁이 발발한 이후 5월 발권분에는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됐으나, 전쟁 협상 기대감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6월 발권분부터는 27단계로 6단계 하향 조정된다. 대한항공을 기준으로 미국과 뉴욕 등 최장거리 노선의 왕복 유류할증료는 112만 8천 원에서 90만 3천 원으로 하락하여 22만 5천 원 저렴해졌다. 기후 목표와 취약계층 사이, 유류세의 딜레마유류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다. 화석연료 소비에 비용을 부과해 사용량을 억제하고, 친환경 전환을 유도하는 '탄소 가격 신호' 기능을 한다. 유류세가 낮아지면 단기적으로 소비자의 부담이 줄어들지만 장기적으로는 화석 연료의 소비가 늘어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할 수 있다. 탄소중립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게되는 셈이다.한국은 2050년 탄소중립을 법정 목표로 선언하고,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이라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유엔에 제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화석연료 보조금과 유류세 인하가 탄소중립 목표와 상충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유류세 인하가 비상 대응이 아닌 반복적인 관행이 될수록, 한국의 탄소 감축 경로에 대한 국제 신뢰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기본법 ©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그렇다고 유류세 인하를 단순히 환경에 기준을 두고 평가할 수 만은 없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균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방의 거주자, 생계를 연료비에 의존하는 화물 및 운송업 종사자, 에너지 비용이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상공인에게 유가 급등의 충격은 훨씬 크게 작용한다. 재정경제부가 산업·물류 현장 파급 효과를 고려해 경유에 더 높은 인하율 25%를 적용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6%로 약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직접적인 고통을 전가하는 일이 된다. 민생과 환경, 두 가지를 동시에 잡으려면결국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정책이다. 한시적 위기 대응으로서 유류세 인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인하 조치가 반복되고 장기화될수록 그 혜택이 실제로 취약계층에게 충분히 전달되는지, 종료 이후 친환경 전환 지원 정책과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전체 유류세를 일괄 인하하는 방식보다는 저소득층 가구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를 확대하거나 전기차 전환 지원금 정책이 정밀한 대안이 될 수 있다.이번 유류세 인하 논쟁은 ESG가 단순한 친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실질적 의사결정의 틀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by Editor N

왁스로 감싼 말랑이를 손으로 깨뜨리는 '왁스 뿌시기 볼', 이른바 '왁뿌볼'이 인기다. 말랑이 겉면을 감싼 왁스를 깨트릴 때의 쾌감이 매력적인 이 장난감은 매번 새로운 유행 아이템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해서 우려를 사는 '소비 후 폐기' 구조의 최신 사례다.감각자극이 만든 유행, 폐기물이 된 잔해기존 말랑이가 반복해서 만지며 즐기는 제품인 반면, 왁뿌볼은 겉면을 감싼 왁스를 깨뜨리는 찰나의 소리와 촉감이 재미의 핵심이다. 직접 만지거나 듣는 감각중심의 제품들이 빠르게 확산된 배경에는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된 콘텐츠 소비 환경이 있다. 이러한 제품의 문제점은 '소재'다. 장난감에 사용되는 왁스는 통상 석유 계열의 파라핀 왁스로 자연 분해성이 매우 낮으며, 내부 말랑이 소재인 폴리우레탄 계열 합성 수지 역시 재활용 선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왁스 파편과 합성 수지가 뒤섞인 왁뿌볼은 분리배출 기준에 맞는 항목이 없어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처리된다. [왁뿌볼 © ESG.ONL]이렇게 장난감 소재가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패턴은 낯설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팝잇'을 비롯한 실리콘 계열 소재의 완구 열풍이 불었다. 팝잇은 기포를 누르는 촉감을 반복하는 장난감으로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광고되었지만 유행이 식으면서 대량으로 버려졌다. 실리콘 소재는 일반 플라스틱 분리배출 체계에 해당하지 않아 상당수가 소각, 매립 처리된다. 기계식 키보드와 굿즈 열풍이 불며 수집 문화로까지 번진 키캡 소비도 마찬가지다. 키캡 자체의 소재는 플라스틱이지만, 소형 혼합 재질 속성상 재활용 체계에 편입되지 못한다. 또한, 교체된 구형 키캡은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매립되는 것이 현실이다. 유행의 속도보다 느린 폐기물 처리이 모든 사례의 구조는 동일하다. 숏폼 플랫폼을 통해 유행이 빠르게 확산되고, 짧은 유행 기간 동안 소비 후 대량의 폐기물이 발생한다. 유행이 끝나고 나면 사회적 관심도 함께 사라진다. 그린피스와 충남대학교 장용철 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비중이 국내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비중에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분리배출이 어렵고 재활용도 불가능한 유행 소비재가 바로 이 플라스틱 폐기물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EU 환경 규제별 영향 비교© 한국무역협회]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를 위한 소비자 차원의 실천과 함께 제도적 접근 방식도 병행되어야 한다. 2021년부터 EU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1kg당 0.8유로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2023년부터 재사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에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유행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소재 폐기물 비용까지 분담하도록 하는 유럽의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가 한국에서도 구체화되어야 한다. 왁뿌볼 하나가 지구를 망가뜨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행이 반복되는 한, 폐기물도 반복해서 쌓일 것이다.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