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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정리하는 저녁, ESG 관련 최신 뉴스와 브리핑.

6·3지방선거 사전투표 개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우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아직까지 선택을 확정하지 못했다면 '2026 지방선거 10대 분야 기후정책 제안서(이하 제안서)'를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제안서는 시민사회가 후보 검증의 기준틀로 제시한 정책 제안서로, 5월 21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기후정치바람, 문화연대,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가 공동 발표했다. '탄소는 줄이고, 복지는 채우자'는 기조로 총 10개 분야 30개 정책을 담았다. 환경(E)·사회(S)·거버넌스(G) 관점에서 광역, 기초 단체장 공약을 점검할 기준을 시민사회가 먼저 내놓은 것이다.[2026 지방선거 10대 분야 기후정책 제안서 © 녹색전환연구소]제안서가 포괄하는 10대 분야는 ▲지역 주도 탄소중립 정책 ▲에너지전환 ▲이동권 ▲주거권 ▲교육 ▲녹색일자리 ▲기후돌봄 ▲농업·먹거리 ▲생태 ▲자원순환으로 구성됐다. 슬로건이 시사하듯 정책의 초점은 시민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 맞춰져 있다. 교통비, 냉난방비, 먹거리 비용 절감, 에너지, 일자리, 먹거리, 돌봄의 지역 순환 구조 형성이 30개 정책의 공통적인 지향점이다. 이처럼 제안서는 기후공약을 시민이 체감하고, 검증할 수 있는 구체적 항목을 풀어내는 데 무게를 뒀다. 시민 단체들은 발간문에서 "지방선거 후보들이 내놓지 않은 기후공약을 유권자들이 직접 찾고 따져봐야 한다"며 "투표일까지 후보들에게 적극적인 기후공약과 정책을 보강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거버넌스 사각지대를 짚어낸 분석 결과도제안서가 제시한 정량 데이터 중 ESG의 거버넌스 측면에서 주목할 수치들이 있다. 녹색전환연구소가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제1차 탄소중립기본계획을 전수 분석한 결과 2030년 평균 탄소배출 감축률은 25.3%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인 2018년 대비 약 40% 감축에는 미달했다. 전면 재설계가 필요한 D등급 지자체는 87곳(38.5%)에 달했다.거버넌스 운영 실태는 더 미흡하다. 기초지자체 226곳 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실제 구성되고, 운영되는 곳은 147곳(65.0%)이며, 구성된 위원회도 연평균 1~2회 회의를 진행하는 데 활동이 그쳤다. 더욱 세부적인 의제를 다루는 분과위원회를 운영하는 곳은 7곳(3.1%)에 불과하다. 위촉직 위원의 28.5%가 학계, 연구 분야에 편중된 반면 노동계, 농민은 2.0%, 청년층, 학생은 1.3%에 머무른 점도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운영 중인 147곳 중 51곳(34.7%)은 조례상 성비 균형 규정을 위반하고 남성 위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제안서가 첫 분야로 '지역 주도 탄소중립 정책'을 두고 시민 참여형 계획 재설계와 기후숙의기구 설치를 요구한 배경이다.에너지 영역의 격차도 분명하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4년 기준 약 9% 안팎으로 OECD 평균(31.0%)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베란다 태양광은 독일이 2024년 한 해 43만 대를 추가 설치한 반면 국내는 제도와 보급 인프라 모두 초기 단계다. 에너지 빈곤 가구는 158만 가구로 추산되며, 30년 이상 노후주택은 556만 3,000호로 전체의 약 28%를 차지한다. 제안서가 제시한 '1가구 1태양광 보급체계'와 '집수리 대전환'은 이러한 격차를 직접 겨냥한 정책 카드다.[2026 지방선거 10대 분야 30개 기후정책 제안 내용 © 녹색전환연구소]일부 영역에 맞물린 제안서와 후보 공약시민사회가 제시한 30개 정책 항목을 기준으로 광역단체장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영역별로 반영 정도에 편차가 있다. 이동권 분야에서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기후동행카드 수도권 완전 확대' 공약이 제안서가 요구한 정액형 기후패스 확대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기후동행카드 누적 충전 2,000만 건, 월 80만 명 사용 데이터는 제안서 본문에도 정책 효과 근거로 인용됐다. 녹색일자리 분야에서는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의 RE100 산업단지 200만 평 공약이 제안서가 제시한 해상풍력·재생에너지 산업벨트 조성과 일부 맞물린다.반면 제안서의 핵심 항목이지만 후보 공약에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영역도 있다. 주거권 분야의 '집수리 대전환' 정책은 건물 부문이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22.2%를 차지하는데도 광역단체장 핵심 공약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4월 7일 시행된 개정 탄소중립기본법이 의무화한 기후취약계층 보호 역시 민주당의 '기후보험', 조국혁신당의 '기후수당'이 정당 차원에서 거론될 뿐 광역단체장 차원의 실행계획은 드물다.정당별 관심도의 또 다른 신호는 지난 5월 7일 기후정치바람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드러났다. 시·도지사 토론회에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정의당 관계자가 참석한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주최 측의 참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내 삶을 바꾸는 기후공약, 시·도지사 준비됐나’ 토론회 현장 © 녹색전환연구소]보궐선거가 만드는 입법 변수같은 날 치러지는 14석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변수다. 22대 국회에 계류 중인 ESG 도입·확산지원법, 중소기업 탄소중립지원법, RE100 산단 특별법 등의 입법 동력이 선거결과에 영향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광역·기초 단체장이 정책을 끌고 갈 4년 동안, 그 정책의 법적 근거를 만들 국회 구성 역시 같은 날 결정되는 셈이다. 제안서 역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역할 분담을 짚었다. 단체들은 발간문에서 "중앙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제도를 도입할 수는 있지만, 기후 대응이 실제로 현실화하려면 지방정부와 지역 커뮤니티, 그리고 시민들이 움직여야 한다"며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의 성패는 결국 지방정부에게 있다"고 밝혔다.제안서 작성을 총괄한 고이지선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은 발간 보도 자료에서 "기후정책을 단순한 환경 의제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 의제로 재구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교통비, 냉난방비, 먹거리 비용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정책이 곧 탄소를 줄이는 정책이라는 점을 후보들과 유권자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안서가 첫 분야로 배치판 '지역 주도 탄소중립 정책'이 요구하는 2050년 이전 탄소중립 목표 수립, 탄소중립 전담조직 설치, 지역기후기금 조성, 시민참여형 계획 재설계는 모두 단체장의 임기 첫해부터 곧바로 착수해야 할 사안이다. 제안서가 짚은 30개 항목 중 어느 정도가 임기 4년 안에 지역 행정에 안착할지에 따라 2030년 한국 지방정부의 ESG 성적표 윤곽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by Editor N

'세계 철새의 날'은 매년 5월, 10월 두 번째 토요일로 철새 서식지 보호와 개체 수 보존을 위해 유엔환경계획 산하 기구가 제정한 기념일이다. 철새의 이동이 남반구와 북반구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정점을 이루기 때문에 철새의 날은 일 년에 두 번 기념한다. 철새가 대륙과 해역, 습지와 도시를 잇는 생태 연결성의 지표라는 데에 철새의 날이 갖는 의미가 있다. 올해 세계 철새의 날은 '모든 새는 중요합니다. 당신의 관찰도 중요해요!(Every Bird Counts - Your Observations Matter!)'를 공식 주제로 선정하여 철새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누가 할 것인지, 또 그것을 어떻게 철새 보전의 근거로 만들어 갈 것인지 화두를 던진다.세계 철새의 날 강조하는 '시민 과학'철새는 국경을 넘고 대륙을 건너며 이동하므로 한 명의 연구자, 또는 한 기관의 조사만으로 그 변화를 온전히 포착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세계 철새의 날은 철새 보호에 있어 시민 과학(Community Science), 즉 시민들이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늘, 한 사람이 하천에서 새를 관찰하고 남긴 탐조 기록과 습지에서 녹음한 새소리가 장기적으로는 철새의 이동 경로를 읽어내는 자료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2026 세계 철새의 날 포스터 © 세계 철새의 날(migratorybird.org)]게다가 2026년은 전 세계 물새류의 개체수 변화를 조사하는 장기 프로젝트인 '국제 물새 조사(International Waterbird Census, IWC)'가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수십 년 동안 과학자와 자연 봉사자, 지역 공동체가 함께 축적해 온 물새 데이터는 습지와 물새의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탐조 행사와 철새 관찰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념행사에 그치지 않고, 자료축적을 통해 국제적 모니터링 체계의 일부가 된다.공공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취미, 탐조일부 새 애호가들의 활동으로 여겨졌던 탐조는 쌍안경과 새를 식별해 주는 앱, 온라인 탐조 기록 툴이 결합하며 대중적인 취미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 철새의 날이 올해 시민 과학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과도 궤를 같이 한다. 새를 관찰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기록이 쌓이고, 이를 바탕으로 철새 보전의 근거도 탄탄해진다. 특히 글로벌 참여형 조류 데이터 '플랫폼 이버드(eBird)'는 시민의 관찰 기록을 축적해 조류의 연구와 서식지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가을철 한국 갯벌을 기착지로 찾는 중부리도요새 © 이버드(eBird) 공식 인스타그램 ]국내에서도 이러한 선순환을 위해 순천만습지는 순천만에서 시민들과 조류를 관찰하는'순천만 탐조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서울시에서는 남산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탐조와 산책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또한, 고양 장항습지는 철새 탐조를 위한 탐조대와 월별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공공기관의 이러한 기획은 새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경험을 위해 습지와 숲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협력과 결정으로 이어지는 탐조 데이터세계 철새의 날은 국제 협력 구조로 운영된다. 이동성야생동물보호협약(Convention on the Conservation of Migratory Species of Wild Animals, CMS), 아프리카-유라시아 이동성물새 협정(Agreement on the Conservation of African-Eurasian Migratory Waterbirds, AEWA),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st Asian 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이하 EAAFP), 미주 지역 조류 보전 비영리 단체(European Free Trade Association, EFTA)가 글로벌 캠페인으로서 세계 철새의 날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언급했듯이 철새는 한 나라의 국경 안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번식지와 중간 기착지, 월동지를 오가며 여러 대륙과 해역을 연결하기 때문이다. EAAFP는 한국에서 2020년 이후 인천과 화성 지역 프로젝트를 통해 국제 검은머리물떼새 포럼, 송도-강화 물새 조사, 화성 습지 생태 조사 등을 진행하며 지역의 관찰과 교육을 국제적 차원의 협력으로 연결했다.[대표적인 여름 철새로 알려진 검은 딱새 © 이버드(eBird) 공식 인스타그램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시민이 현장에서 남긴 기록과 EAAFP와 같은 협력 기구가 쌓은 데이터는 활용 여부가 결정되어야 한다. 어느 시기에 조명을 줄여 새들의 이동에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인지, 어떤 습지를 남기고 어느 지역의 개발을 조정할지와 같은 선택이 뒤따를 때 비로소 이런 모든 활동의 의미 또한 보전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지방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생긴다. 시민 참여와 협력 기구가 보전의 출발점이라면, 그 데이터를 공간 관리와 입지 판단, 지역 정책에 반영하는 일은 행정과 기업의 몫이다.이처럼 수많은 시민의 관찰로 축적된 철새의 이동 경로 데이터가 기업과 정부의 실제 결정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철새 보전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철새 보전은 결국 철새가 돌아올 곳을 남겨두는 일이다. 세계 철새의 날은 그 역할과 책임이 우리 모두의 기록에서 시작돼 사회적 결정으로 완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by Editor N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는 20년 넘게 비건 소재와 재활용 기술을 활용해 온 디자이너다. 2005년 11월에 스텔라 매카트니가 패션브랜드 H&M과 함께 한 첫 협업 컬렉션은 불과 출시 몇 분 만에 완판됐다. 당시 이 협업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와 스파(SPA) 브랜드와의 만남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바로 지속가능함을 추구하는 비건 패션이 대중에게 닿을 수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었다. 첫 협업이후 21년이 지난 2026년 5월 7일, 두 브랜드는 지속가능하고 대중에게 친숙한 컬렉션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다시 뜻을 모았다. 스텔라 매카트니와 H&M이 함께 한 이번 컬렉션 제품은 모두 인증된 친환경 소재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스텔라 매카트니xH&M 협업 컬렉션 중 프린트 코튼 후드티 © H&M 공식 인스타그램]비건 철학과 대중을 연결하다스텔라 매카트니는 2001년 브랜드 설립 당시부터 가죽과 깃털, 모피는 물론 동물성 접착제조차 사용하지 않는 비건 철학을 고수해왔다.이번 H&M과의 협업 컬렉션에도 100% 재활용 가능한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금속체인, 수거된 의류를 재활용한 재생 섬유, 유기농 면 등의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그간 스텔라 매카트니는 버섯을 활용한 가죽 마일로, 사과 폐기물을 활용한 가죽 애플스킨 등 차세대 비건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여 왔는데 해당 제품들은 가격대가 높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 하이데피(Hydefy)와 스텔라 매카트니가 협업 했던 2025년 여름, 당시 두 브랜드가 선보인 비건 섬유를 활용한 핸드백의 가격은 수백만 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H&M과의 협업 제품들은 5만원에서 4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낮은 부담의 가격대로 대중에게 선보인다.[스텔라 매카트니xH&M 협업 컬렉션 중 유기농 면으로 제작한 트렌치 코트 © H&M 공식 홈페이지]지속가능한 인프라가 이끄는 선순환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H&M은 제품 사용 소재의 91%가 재활용, 또는 지속가능한 소재라고 발표했다. 이 중 재활용 소재의 비율은 32%로 2025년 목표치였던 30%를 초과 달성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대비 Scope 1·2에서 41%, Scope 3에서 34.6% 감축했다. 공급망 변화는 이 뿐이 아니다. 석탄 보일러 사용 공급업체 수는 2022년 118곳에서 2025년 27곳으로 감소했으며, 2026년에는 석탄 보일러 전면 퇴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H&M의 글로벌 공급망과 대량생산 인프라는 지속가능한 소재의 규모 확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스텔라 매카트니에서 활용되는 비건가죽과 천연고무 가죽과 같은 소재들이 상업적 규모로 생산되려면 대량 주문이 필요하다. H&M 같은 글로벌 스파 브랜드가 이 소재들을 채택하면 공급 업체는 생산라인을 확장할 수 있고, 단가가 하락해 더 많은 브랜드들의 접근이 가능해진다. 2005년 스텔라 매카트니와 H&M 협업 당시에 활용된 소재는 유기농 면과 재생 폴리에스터 정도였다. 올해 두 브랜드의 협업에는 사탕수수와 산업용 옥수수 등의 원료를 사용한 코팅 소재, 버섯을 활용한 대체 가죽까지 확장되는 등 활용 소재의 범위가 넓어졌다.지속가능성과 함께 확장되는 브랜드 가치본격적으로 스텔라 매카트니와 H&M의 컬렉션 출시가 시작 되기 전 H&M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스텔라 매카트니와의 협업을 알리는 캠페인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캠페인의 영상은 핵심 문구인‘앤드 스텔라(&Stella,스텔라와 함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앤드 스텔라는 ‘앤드 히어(&Here)’, ‘앤드 나우(&Now)’, ‘앤드 미(&Me)’, ‘앤드 유(&You)’ 등의 의미로 확장되며 배려와 연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가치에 대해 전한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이번 협업의 컬렉션에는 현재 사용하는 소재와 오래전부터 내가 즐겨 사용하던소재가 어우러져있다. 장난스럽고, 반짝이고, 즐겁고, 세련됐다”고 전했다. [스텔라 매카트니xH&M 협업 캠페인 이미지 © H&M 공식 인스타그램]이번 H&M과의 협업 컬렉션에는 지속가능성 추구뿐만 아니라 스텔라 매카트니의 과거와 미래를 바라보는 의미 또한 담겨있다. 비건 소재가 더 이상 패션의 대안이 아닌 주류가 될 수 있고, 지속가능성이 소수의 선택이 아닌 모두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5월 7일 공식 출시되는 스텔라 매카트니와 H&M의 협업 컬렉션은 완판 여부를 넘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패션을 일상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지로 그 의미가 남을 것이다. by Editor N

커피 한 잔, 콜라 한 캔이 지구에 남기는 발자국은 얼마나 될까. 소비자들이 건강과 환경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커피와 콜라의 핵심 원재료를 대체하는 새로운 음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원두 없는 커피로 일컬어지는 대체 커피는 단순한 웰니스 트렌드를 넘어, 공급망 탄소 감축이라는 ESG 과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대체커피 시대의 개막 비영리 연구 개발 농업 조직 월드커피리서치(World Coffee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커피 수요는 2050년까지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나지만,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땅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촌의 열대우림이 커피를 포함한 농산물 재배 목적으로 줄고 있는만큼 커피 산업도 산림파괴에 책임이 있다. [커피 원두에 노루궁뎅이버섯을 더한 머쉬빈 커피 © 돌산버섯농장]이 같은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체커피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벨기에 푸드테크 스타트업 코피(Koppie)는 병아리콩을 기반으로 한 대체커피를 선보였으며, 전과정평가(LCA) 기준 탄소 배출량이 킬로그램당 1kg CO₂eq으로, 최소 두 배 이상 높은 일반 커피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원두에 차가버섯, 영지버섯 등 버섯 추출 분말을 혼합한 버섯 커피 시장도 확장세다. 글로벌 버섯 커피 시장은 2030년까지 41억 2,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3년부터 연평균 5.5%의 성장률이 예측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 커피 기업 이퀄테이블은 탄소 저감 원두 브랜드 '내일의 커피'를 출시했다. 내일의커피 원두 1kg을 소비할 경우 16.6kg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 건강하고 착한 음료? 음료 산업이 달라진다대체 원료의 환경 편익이 시장의 주장처럼 실질적인지 검증하는 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체커피는 기존 커피에 비해 발효 공정이 없어 에너지 소비와 폐수 발생이 적고, 현지 조달 원료 및 부산물 활용을 통해 환경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반면 콤부차를 포함한 발효 음료에 대한 체계적인 전과정평가(LCA)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지속가능 대안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추가적인 과학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프리바이오틱스 성분을 포함한 건강한 탄산음료를 내세운 올리팝(Olipop) © 올리팝 공식 X계정]음료 기업들 또한 원재료 전환과 함께 패키징 혁신을 병행하고 있다. 올리팝(Olipop), 팝피(Poppi) 등 프리바이오틱 소다 브랜드는 설탕 함량을 낮추고 식물성 식이섬유를 더한 제품으로 MZ세대의 '의식 있는 소비' 수요를 파고들고 있다. 코카콜라 생산 및 유통 파트너사 HBC는 유럽과 스위스 전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재생·청정 에너지 사용 비중이 53%에 달해 2025년 목표인 50%를 조기 달성했다고 밝혔다.한 모금의 선택이 기후행동이 된다 대체커피와 대체음료 트렌드는 단순히 맛의 다양화에 그치지 않는다. 원두 재배에서 비롯된 열대 삼림 훼손, 사탕수수 생산이 유발하는 수자원 고갈과 탄소 배출까지 이 두 가지 문제는 글로벌 식음료 공급망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소비자의 선택이 공급망을 바꾸고, 공급망의 전환이 기후 대응으로 이어지는 고리는 이미 형성되기 시작했다. '무엇을 마시느냐'가 ESG의 실천 단위가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by Editor N

'녹색대전환 국제주간(이하 GX 국제주간)·기후변화주간'이 4월 20일 막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개최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정부, 공공기관, 민간기업을 아우르는 16개 기관·단체가 여수 베네치아·컨벤션 야외 부스에서 탄소중립 실천 사례와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특별한 주간을 맞아 여수를 찾을 계획이 있다면 ESG오늘이 주목한 부스들을 참고해 보자.① 기후에너지환경부 — 녹색대전환 국제주간·기후변화주간을 널리 알리는 것이 기후행동이번 행사를 주관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GX 국제주간과 기후변화주간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SNS에 공유하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행사 취지를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참여형 홍보로, 기후행동이 멀리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현장부스 입구를 장식한 기후에너지환경부 © ESG.ONL]②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 '녹색돼지 그득이'와 함께 따져보는 녹색활동의 이득대통령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는 위원회의 조직 구성부터 주요 활동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정보 부스를 운영 중이다. GX 국제주간 개막식에는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며 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부스에서는 녹색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소개하는 캐릭터 '녹색돼지 그득이' 아이템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참여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의 행사 부스 © ESG.ONL]③ 한국환경산업기술원 — 물범도 아는 탄소중립포인트, 2배 적립 꿀팁까지귀여운 물범 캐릭터가 시선을 이끄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부스에서는 탄소중립포인트 제도를 집중 안내한다. 전자영수증 발급, 다회용기 이용, 재활용품 배출 등 일상 속 녹색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인센티브를 받는 방법과 함께, 포인트를 2배 적립할 수 있는 기간 이벤트 정보도 소개한다.[한국환경산업기술원 캐릭터 물범이와 행사 부스 © ESG.ONL]④ 기후솔루션 — 나만의 샌드위치를 만들며 발견하는 1.5도씨의 진실부스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단연 빨간 베이커리 콘셉트로 꾸며진 기후솔루션 부스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씨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과 기후위기의 영향을 주제로, 각각의 기후 상식을 담은 샌드위치 속재료 카드를 하나씩 연결하며 샌드위치를 완성하는 체험활동을 운영한다. 기후 정보를 손으로 직접 조립하며 익히는 방식이 참여객의 흥미를 끌고 있다.[빵과 재료를 선택하며 기후위기 정보를 학습하는 기후솔루션 부스 © ESG.ONL]⑤ H&M — 패션이 묻는 지속가능성이번 행사에 유일한 패션브랜드 H&M은 OX퀴즈 형식의 참여 이벤트를 통해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구의 날 관련 상식부터 H&M이 제품에 사용하는 소재의 조달 방식까지 퀴즈로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친환경 노력을 소개한다. [퀴즈게임으로 관심을 모은 H&M 행사 부스 © ESG.ONL]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 양말목으로 체감하는 재생가능성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2,600만 시민이 배출하는 폐기물을 관리·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양말목 재활용 냄비받침 만들기 체험을 운영한다. 체험 과정에서 안내자들이 공사의 역할과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설명해, 쓰레기를 줄이고 재생하는 과정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양말목 아이템 만들기를 제공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안내 부스 © ESG.ONL]녹색대전환 국제주간 홍보부스는 25일까지 여수 베네치아·컨벤션 야외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정책 선언과 국제 포럼이 회의장 안에서 이루어지는 동안 야외 부스는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기후행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방식으로 기후행동을 소개하는 이번 홍보부스는 녹색대전환이 특정 주체만의 과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축소판이다. 탄소중립을 향한 크고 작은 실천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하다면 이번 주간을 놓치지 말자. by Editor N

4월 21일, 여수 소노캄호텔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 운영기관 클라이밋 그룹(Climate Group, 이하 클라이밋 그룹)이 공동으로 '인공지능(AI) 시대 에너지 전략대화'행사를 개최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이하 UNFCCC) 기후주간과 연계된 '녹색대전환 국제주간'의 핵심 세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GE 버노바 등을 비롯하여 국내외 RE100 이행기업과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서 AI시대 에너지 전환과 관련하여 기관/기업별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살펴 보자.['인공지능(AI) 시대 에너지 전략대화' 에서 연설 중인 UNFCCC 부사무총장 노라 함라지(Noura Hamladji) © ESG.ONL]먼저, UNFCCC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에너지 전환은 필수적이며,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전력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면 에너지 전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청정 전력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전력 가격 상승을 막으면서도 모두를 위한 디지털화를 진행하려면 국제 협력을 통한 재정 확보가 필수적이다. 디지털 격차는 넓어지는 상황 속에 혁신의 편익을 모두에게 돌아가게 하려면 에너지 전환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어 클라이밋 그룹은 재생 에너지와 관련하여 한국의 정책 방향성은 명확하지만, 수요 예측과 RE100 기준 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날 핵심 의제인 AI·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대응,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 관리, RE100 생태계 구축에 관한 논의도 이어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100GW 달성이 목표임을 밝혔다. 석탄발전의 단계적 퇴출, 전기차 보급 확대, 전환금융 활용 등 3대 전환 방향도 제시됐다. 온실가스 배출량 6.9톤 중 상당 부분이 철강, 도시가스, 석유화학 부문에서 나오므로 산업 분야 전기화가 핵심 과제인 점 또한 강조했다.['인공지능(AI) 시대 에너지 전략대화' 참석 패널 단체 사진 © ESG.ONL]네이버는 수요자 관점의 실천 전략을 공유했다. 데이터센터 냉각에 외기와 지열을 활용해 냉방장치 가동률을 10% 미만으로 낮추고, 본사 건물에는 이중창호·옥상 태양광·지열파이프를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줄인 사례를 공유했다. 또한, 장기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이하 PPA)과 발전소 직접 투자 방식을 병행해 2028년 RE100 4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RE100 이니셔티브 측면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가격에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도록 PPA 시장 활성화와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GE 버노바는 재생에너지의 관성 부재 문제를 해결하는 초고압직류송전 및 유연송전시스템(FACTS·HVDC) 기술 솔루션을 소개하고, 서해안 재생에너지 연계 사업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방향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지금, 여수에서 나눈 이 대화가 앞으로 어떠한 에너지 정책 수립으로 이어질지 기대해본다. by Editor N

1984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터미네이터’는 지구를 지배한 기계 문명 스카이넷이 인류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다. 인간의 체열과 생체전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영화의 장면은 당시 풍부한 상상력에 기반한 공상과학의 영역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상상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I 산업이 기대를 넘어서는 속도로 성장하면서 우리가 마주한 질문이 있다. 우리가 AI와 공존하기 위해 우리는 어디서, 얼마나 많은 전력을 끌어와야 할까?데이터센터, 전력망을 흔들다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이하 IEA)가 2024년에 발표한 보고서 ‘에너지와 AI(Energy and AI)]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약 415TWh(테라와트시)였다. 이는 전체 전력 소비의 1.5%다. 그리고 이 수치는 2030년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 날 전망이다. 특히, AI 연산을 전담하는 가속 서버의 전력 소비는 연평균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는 100MW(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24시간 쉬지 않고 소비하는데, 이는 기존 데이터센터의 4~10배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3년 대비 165% 증가할 것이고, 이를 감당하기 위한 전력망 투자에만 7,200억 달러(한화 약 1,056조 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현대건설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 현대자동차 공식홈페이지]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Korea Ltd.)는 2025년에 발표한 보고서 ‘한국 데이터 센터 운영 및 코로케이션 서비스시장 동향(South Korea Datacenter Operations and Colocation Services Market Trends)’에서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5년 4,461MW에서 2028년 6,175MW로 연평균 1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2024년 8월부터 2025년 6월까지 11개월 동안 전국에서 290건의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신청이 접수됐으며, 그 중 약 3분의 2는 수도권에 몰려있다. 수도권 신청 용량만 따지면 약 20GW(기가와트)에 이르는데, 이는 1GW급 원전 20기에 해당하는 신규 전력수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기존 시설 대비 최대 6배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추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부족한 재생에너지, 뒤처지는 정책수요가 폭증하자 공급 전략도 요동치고 있다. IEA는 2030년까지 추가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절반을 재생에너지가 감당하겠지만, 수요 급등 국면에서는 여전히 천연가스 발전이 핵심 완충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 출력이 300MW 이하인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이하 SMR)에 대한 빅테크의 투자도 본격화됐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2024년 SMR 개발사에 수조 원을 투자한 것도 이 맥락이다. 에너지 전환의 이상과 전력 공급 현실 사이에서 각국의 정부와 기업은 복잡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구글 SMR의 컴퓨터그래픽 이미지 © 구글 공식 홈페이지]정책의 공백은 이미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데이터센터가 2026년 전체 전력 수요의 3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력망이 버티지 못해 신규 주택 개발이 불가능해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미국 버지니아, 독일에서는 주거지역 내 데이터센터 허가를 제한하고 재생에너지 공급과 폐열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EU는 유럽 전역에 자체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AI 대륙 행동 계획'을 수립했다. 데이터센터 처리 능력을 5~7년 내 세 배로 키우되, 에너지·물 효율 요건을 충족한 프로젝트에 한해서만 인허가를 간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반면, 한국에서는 에너지 소비가 수도권에서 이뤄지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지역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에너지 수급 로드맵은 여전히 모호한 상황이다.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기계는 금속 뼈대의 유지보수를 위해 인간의 피부와 피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SF 영화는 미래의 모습이자 우려를 보여줬다. 오늘날 AI는 도시의 전력망과 산업 에너지를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음 세대는 연료를 어디서 얻을 것인가하는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확장 속도가 AI의 전력 소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형태의 '에너지 착취'를 선택하게 될지 모른다. AI 산업의 방향성을 정해야 할 지금, 연료의 출처와 비용의 주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by Editor N

주말 아침이 되면 강원도 영월군 청령포 선착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오전 9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기나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고, 나룻배를 타기까지 3시간을 기다렸다는 방문객들의 증언이 SNS에 잇따라 올라온다. 1,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오버투어리즘 현장이다. 지난 2월 하순부터 장릉·청령포를 찾은 관광객 수는 누적 8만명을 넘어섰다.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를 찾는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강원특별자치도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 쇼박스]육지 속 섬이 감당하는 인파청령포는 동·남·북 삼면이 남한강 상류에 둘러싸인, 서쪽은 절벽으로 막힌 반도 지형이다. 육로가 없어 오직 나룻배로만 드나들 수 있는 청령포는 '육지 속 섬'으로 불린다. 또한,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영월, 정선, 태백, 평창 일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생대 퇴적암류를 보여주는 공원)을 구성하는 지질 명소이자 명승 제50호로 지정된 섬이다. 바로 이 청령포에 주말마다 하루 6천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영월군은 급기야 SNS 공지를 통해 오후 4시 이후 청령포에 도착 예정인 방문객은 당일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고 알렸다. 나룻배가 실어 나르는 생태적 부채오버투어리즘은 단순히 관광객이 많다는 뜻이 아니다. 관광으로 지역 생태계와 주민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훼손되는 수준, 즉 수용 한계(Carrying Capacity)를 초과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청령포에서 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섬 내부를 채운 수령 600년 이상의 소나무 군락은 단종의 유배 시절부터 자리를 지켜온 생태적, 역사적 자원이다. 수만 명의 발길이 반복적으로 토양을 짓누르면 수목 뿌리계가 손상되고, 비가 올 경우 흙과 모래가 침식되어 씻겨 내려갈 수 있다. 국립공원 연구에서도 탐방객이 집중되는 현상이 탐방로 주변 식생과 토양을 훼손하는 주요 인자로 확인되고 있다. 청령포의 나룻배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발자국마다 쌓이는 생태적 부채 또한 함께 실어 나르고 있다.[청령포 © 국가유산포털]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4일부터 13일까지 청령포 주변 관광지 음식점 100여 개소를 대상으로 위생 상태와 가격 표시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도 했다. 갑자기 늘어난 관광객의 안전과 위생에 초점이 맞춰진 단기 대응이다. 그러나 관광객 수용 관리를 위한 장기적이고 제도적인 틀은 여전히 빈약하다. 국내에서 오버투어리즘 대응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서울 북촌한옥마을로, 2024년 7월 관광진흥법상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전국 최초 사례였지만, 그마저도 별도의 강제 규제가 없는 야간 통행 안내 수준에 그친다. 명승지를 위한 방문객 총량제나 예약제 도입은 아직 논의 수준에 머무른 상태다. [청령포 휴관일 안내 © 영월군 인스타그램]흥행 뒤에 남는 것들영화의 흥행은 언젠가 가라앉는다. 문제는 그 이후다. 특히 SNS를 통해 특정 사진 명소가 급격히 유명해질 경우 짧은 기간 동안 집중된 관광객의 방문이 생태계를 급격히 손상시키고, 그 손상은 흥행이 식은 뒤에도 남는다. 청령포가 지질 명소로서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게 온전히 전해주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방문객 환영 현수막이 아니라, 수용력 기반의 관리 계획이다. 관광 정책이 경제적 효과만을 성과 지표로 삼는 한 자연 및 역사 자산의 훼손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문화재 주변 생태계 훼손이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을 정책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청령포는 지금까지 600여년의 세월을 견뎌냈고, 이 섬이 앞으로의 세월을 견디게 하는 것은 제도의 몫이다.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