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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정리하는 저녁, ESG 관련 최신 뉴스와 브리핑.

몇 해 전 지역 소규모 양조장들이 편의점 유통망에 진입하면서 '수제맥주'들이 편의점 매대를 채우기 시작했다. 협업 제품들은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수제 맥주 업계가 국내 주류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듯했다. 그러던 지난 4월, 10년 동안 서울 성수동을 지킨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국내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실리콘밸리 자본을 유치하고, 경기도 이천에 대규모 브루어리를 두 곳이나 준공했던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회생 신청은 소비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설비 투자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이 사건을 단순히 한 기업의 전략 실패로 읽는 것은 다소 피상적이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사례는 주류 소비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수제맥주부터 글로벌 브랜드까지, 주류 시장의 전방위 침체음주 업계 경영 악화는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국내 주류 시장은 5% 이상 역성장했으며, 음식점과 주점의 점포 수 역시 10%가량 감소했다. 이 여파로 '곰표 밀맥주'로 이름을 알린 세븐브로이(SEVENBRÄU) 역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고, '제주맥주'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한울앤제주는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해 경영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수제맥주 시장뿐 아니라 대형 주류사 실적도 내려앉았다. 2025년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내수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1.1% 급감했고, 하이트진로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3% 감소한 1,720억 원으로 주요 증권사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파산에 대한 김태경 대표의 글 © 성수바이블(seoungsu_bible) 공식 인스타그램]주목할 점은 글로벌 메이저 주류 기업들 역시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미의 대표적인 주류 기업 콘스텔레이션 브랜즈(Constellation Brands)의 최근 연간 매출은 약 12조 5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감소했으며,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 모엣헤네시(LVMH)의 주류 부문인 모에헤네시(Moët Hennessy)의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 폭락했다. 세계 1위 스카치 위스키 기업인 영국의 디아지오(Diageo) 역시 아시아 시장에서의 매출이 급감한 상태다.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달라진 주류 소비 방식이처럼 국내외 주류 소비 감소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한 결과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음주율 하락 추세는 18세부터 34세까지의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 기준, 2024년 우리나라의 월간 음주율은 57.1%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이중 20대의 하루 주류 섭취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64.8g으로,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60대의 주류 섭취량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줄이기라는 현실적 이유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건강과 일상적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웰니스(Wellness) 트렌드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다음 날의 숙면과 집중력, 일상의 안정을 해치면서까지 과음하는 기존의 음주 문화에 강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의식적으로 절주하거나 무알코올 음료를 선택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문화는 웰니스라는 거대한 트렌드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지속 가능한 취향'으로서의 음주 문화[전통주 테이스팅 클래스 홍보 포스터 ©객제 양조장 공식 인스타그램 ]인류의 역사는 술과 뗄 수 없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계기 자체가 술을 빚기 위함이었다는 학설이 있을 만큼 술은 단순한 기호 식품을 넘어 종교, 사교, 의례의 핵심 요소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음주를 즐기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음주 문화를 재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주류 시장은 무알콜·저알콜 제품군의 확장, 후각과 미각 등의 감각을 동원하여 소량을 음미하는 테이스팅 중심의 음주 문화 등을 통해 이미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쾌락 뒤에 후회가 남거나 중독으로 건강에 해가 되는 음주 문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온전히 지켜내면서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지속 가능한 취향'으로서의 주류 문화일 것이다. by Editor N

정부가 차량용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 31일까지 연장하고, 국제선 항공 유류할증료도 6월부터 최고 단계 대비 약 20% 하락한다. 두 조치 모두 중동 전쟁발 유가 급등에 따른 민생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하지만 ESG 관점에서는 두 조치로 인해 환경(E)과 사회(S)가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유류세 인하와 유류할증료 하락 [차량용 유류세 비교 표© ESG.ONL] 먼저 '유류세 인하'와 '유류할증료 하락'의 성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차량용 유류세 인하는 정부가 직접 세율을 조정하는 정책 결정이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5월 21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전담 조직(TF) 회의를 열고 당초 5월 31일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 31일까지 2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인하율은 현행과 동일하게 휘발유 15%, 경유 25%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리터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낮아진 가격이 계속 적용된다. 인하 전 세율과 비교하면 소비자 가격 기준 리터당 휘발유는 122원, 경유는 145원의 인하 효과가 있다. [대한항공 보잉 787-10 © 대한항공 공식홈페이지]반면, 항공 유류할증료 하락은 정부의 결정이 아닌 국제유가 연동 자동 조정이다. 항공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항공유의 일일 평균 가격(Mean of Platt's Singapore Kerosene, MOPS)을 기준으로 33단계로 산정되며, 한 달 단위로 다음 달 발권분에 반영된다. 2026년 2월에 중동 전쟁이 발발한 이후 5월 발권분에는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됐으나, 전쟁 협상 기대감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6월 발권분부터는 27단계로 6단계 하향 조정된다. 대한항공을 기준으로 미국과 뉴욕 등 최장거리 노선의 왕복 유류할증료는 112만 8천 원에서 90만 3천 원으로 하락하여 22만 5천 원 저렴해졌다. 기후 목표와 취약계층 사이, 유류세의 딜레마유류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다. 화석연료 소비에 비용을 부과해 사용량을 억제하고, 친환경 전환을 유도하는 '탄소 가격 신호' 기능을 한다. 유류세가 낮아지면 단기적으로 소비자의 부담이 줄어들지만 장기적으로는 화석 연료의 소비가 늘어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할 수 있다. 탄소중립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게되는 셈이다.한국은 2050년 탄소중립을 법정 목표로 선언하고,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이라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유엔에 제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화석연료 보조금과 유류세 인하가 탄소중립 목표와 상충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유류세 인하가 비상 대응이 아닌 반복적인 관행이 될수록, 한국의 탄소 감축 경로에 대한 국제 신뢰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기본법 ©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그렇다고 유류세 인하를 단순히 환경에 기준을 두고 평가할 수 만은 없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균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방의 거주자, 생계를 연료비에 의존하는 화물 및 운송업 종사자, 에너지 비용이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상공인에게 유가 급등의 충격은 훨씬 크게 작용한다. 재정경제부가 산업·물류 현장 파급 효과를 고려해 경유에 더 높은 인하율 25%를 적용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6%로 약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직접적인 고통을 전가하는 일이 된다. 민생과 환경, 두 가지를 동시에 잡으려면결국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정책이다. 한시적 위기 대응으로서 유류세 인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인하 조치가 반복되고 장기화될수록 그 혜택이 실제로 취약계층에게 충분히 전달되는지, 종료 이후 친환경 전환 지원 정책과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전체 유류세를 일괄 인하하는 방식보다는 저소득층 가구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를 확대하거나 전기차 전환 지원금 정책이 정밀한 대안이 될 수 있다.이번 유류세 인하 논쟁은 ESG가 단순한 친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실질적 의사결정의 틀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by Editor N

왁스로 감싼 말랑이를 손으로 깨뜨리는 '왁스 뿌시기 볼', 이른바 '왁뿌볼'이 인기다. 말랑이 겉면을 감싼 왁스를 깨트릴 때의 쾌감이 매력적인 이 장난감은 매번 새로운 유행 아이템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해서 우려를 사는 '소비 후 폐기' 구조의 최신 사례다.감각자극이 만든 유행, 폐기물이 된 잔해기존 말랑이가 반복해서 만지며 즐기는 제품인 반면, 왁뿌볼은 겉면을 감싼 왁스를 깨뜨리는 찰나의 소리와 촉감이 재미의 핵심이다. 직접 만지거나 듣는 감각중심의 제품들이 빠르게 확산된 배경에는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된 콘텐츠 소비 환경이 있다. 이러한 제품의 문제점은 '소재'다. 장난감에 사용되는 왁스는 통상 석유 계열의 파라핀 왁스로 자연 분해성이 매우 낮으며, 내부 말랑이 소재인 폴리우레탄 계열 합성 수지 역시 재활용 선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왁스 파편과 합성 수지가 뒤섞인 왁뿌볼은 분리배출 기준에 맞는 항목이 없어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처리된다. [왁뿌볼 © ESG.ONL]이렇게 장난감 소재가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패턴은 낯설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팝잇'을 비롯한 실리콘 계열 소재의 완구 열풍이 불었다. 팝잇은 기포를 누르는 촉감을 반복하는 장난감으로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광고되었지만 유행이 식으면서 대량으로 버려졌다. 실리콘 소재는 일반 플라스틱 분리배출 체계에 해당하지 않아 상당수가 소각, 매립 처리된다. 기계식 키보드와 굿즈 열풍이 불며 수집 문화로까지 번진 키캡 소비도 마찬가지다. 키캡 자체의 소재는 플라스틱이지만, 소형 혼합 재질 속성상 재활용 체계에 편입되지 못한다. 또한, 교체된 구형 키캡은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매립되는 것이 현실이다. 유행의 속도보다 느린 폐기물 처리이 모든 사례의 구조는 동일하다. 숏폼 플랫폼을 통해 유행이 빠르게 확산되고, 짧은 유행 기간 동안 소비 후 대량의 폐기물이 발생한다. 유행이 끝나고 나면 사회적 관심도 함께 사라진다. 그린피스와 충남대학교 장용철 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비중이 국내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비중에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분리배출이 어렵고 재활용도 불가능한 유행 소비재가 바로 이 플라스틱 폐기물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EU 환경 규제별 영향 비교© 한국무역협회]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를 위한 소비자 차원의 실천과 함께 제도적 접근 방식도 병행되어야 한다. 2021년부터 EU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1kg당 0.8유로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2023년부터 재사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에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유행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소재 폐기물 비용까지 분담하도록 하는 유럽의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가 한국에서도 구체화되어야 한다. 왁뿌볼 하나가 지구를 망가뜨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행이 반복되는 한, 폐기물도 반복해서 쌓일 것이다. by Editor N

6·3지방선거 사전투표 개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우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아직까지 선택을 확정하지 못했다면 '2026 지방선거 10대 분야 기후정책 제안서(이하 제안서)'를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제안서는 시민사회가 후보 검증의 기준틀로 제시한 정책 제안서로, 5월 21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기후정치바람, 문화연대,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가 공동 발표했다. '탄소는 줄이고, 복지는 채우자'는 기조로 총 10개 분야 30개 정책을 담았다. 환경(E)·사회(S)·거버넌스(G) 관점에서 광역, 기초 단체장 공약을 점검할 기준을 시민사회가 먼저 내놓은 것이다.[2026 지방선거 10대 분야 기후정책 제안서 © 녹색전환연구소]제안서가 포괄하는 10대 분야는 ▲지역 주도 탄소중립 정책 ▲에너지전환 ▲이동권 ▲주거권 ▲교육 ▲녹색일자리 ▲기후돌봄 ▲농업·먹거리 ▲생태 ▲자원순환으로 구성됐다. 슬로건이 시사하듯 정책의 초점은 시민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 맞춰져 있다. 교통비, 냉난방비, 먹거리 비용 절감, 에너지, 일자리, 먹거리, 돌봄의 지역 순환 구조 형성이 30개 정책의 공통적인 지향점이다. 이처럼 제안서는 기후공약을 시민이 체감하고, 검증할 수 있는 구체적 항목을 풀어내는 데 무게를 뒀다. 시민 단체들은 발간문에서 "지방선거 후보들이 내놓지 않은 기후공약을 유권자들이 직접 찾고 따져봐야 한다"며 "투표일까지 후보들에게 적극적인 기후공약과 정책을 보강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거버넌스 사각지대를 짚어낸 분석 결과도제안서가 제시한 정량 데이터 중 ESG의 거버넌스 측면에서 주목할 수치들이 있다. 녹색전환연구소가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제1차 탄소중립기본계획을 전수 분석한 결과 2030년 평균 탄소배출 감축률은 25.3%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인 2018년 대비 약 40% 감축에는 미달했다. 전면 재설계가 필요한 D등급 지자체는 87곳(38.5%)에 달했다.거버넌스 운영 실태는 더 미흡하다. 기초지자체 226곳 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실제 구성되고, 운영되는 곳은 147곳(65.0%)이며, 구성된 위원회도 연평균 1~2회 회의를 진행하는 데 활동이 그쳤다. 더욱 세부적인 의제를 다루는 분과위원회를 운영하는 곳은 7곳(3.1%)에 불과하다. 위촉직 위원의 28.5%가 학계, 연구 분야에 편중된 반면 노동계, 농민은 2.0%, 청년층, 학생은 1.3%에 머무른 점도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운영 중인 147곳 중 51곳(34.7%)은 조례상 성비 균형 규정을 위반하고 남성 위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제안서가 첫 분야로 '지역 주도 탄소중립 정책'을 두고 시민 참여형 계획 재설계와 기후숙의기구 설치를 요구한 배경이다.에너지 영역의 격차도 분명하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4년 기준 약 9% 안팎으로 OECD 평균(31.0%)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베란다 태양광은 독일이 2024년 한 해 43만 대를 추가 설치한 반면 국내는 제도와 보급 인프라 모두 초기 단계다. 에너지 빈곤 가구는 158만 가구로 추산되며, 30년 이상 노후주택은 556만 3,000호로 전체의 약 28%를 차지한다. 제안서가 제시한 '1가구 1태양광 보급체계'와 '집수리 대전환'은 이러한 격차를 직접 겨냥한 정책 카드다.[2026 지방선거 10대 분야 30개 기후정책 제안 내용 © 녹색전환연구소]일부 영역에 맞물린 제안서와 후보 공약시민사회가 제시한 30개 정책 항목을 기준으로 광역단체장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영역별로 반영 정도에 편차가 있다. 이동권 분야에서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기후동행카드 수도권 완전 확대' 공약이 제안서가 요구한 정액형 기후패스 확대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기후동행카드 누적 충전 2,000만 건, 월 80만 명 사용 데이터는 제안서 본문에도 정책 효과 근거로 인용됐다. 녹색일자리 분야에서는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의 RE100 산업단지 200만 평 공약이 제안서가 제시한 해상풍력·재생에너지 산업벨트 조성과 일부 맞물린다.반면 제안서의 핵심 항목이지만 후보 공약에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영역도 있다. 주거권 분야의 '집수리 대전환' 정책은 건물 부문이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22.2%를 차지하는데도 광역단체장 핵심 공약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4월 7일 시행된 개정 탄소중립기본법이 의무화한 기후취약계층 보호 역시 민주당의 '기후보험', 조국혁신당의 '기후수당'이 정당 차원에서 거론될 뿐 광역단체장 차원의 실행계획은 드물다.정당별 관심도의 또 다른 신호는 지난 5월 7일 기후정치바람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드러났다. 시·도지사 토론회에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정의당 관계자가 참석한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주최 측의 참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내 삶을 바꾸는 기후공약, 시·도지사 준비됐나’ 토론회 현장 © 녹색전환연구소]보궐선거가 만드는 입법 변수같은 날 치러지는 14석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변수다. 22대 국회에 계류 중인 ESG 도입·확산지원법, 중소기업 탄소중립지원법, RE100 산단 특별법 등의 입법 동력이 선거결과에 영향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광역·기초 단체장이 정책을 끌고 갈 4년 동안, 그 정책의 법적 근거를 만들 국회 구성 역시 같은 날 결정되는 셈이다. 제안서 역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역할 분담을 짚었다. 단체들은 발간문에서 "중앙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제도를 도입할 수는 있지만, 기후 대응이 실제로 현실화하려면 지방정부와 지역 커뮤니티, 그리고 시민들이 움직여야 한다"며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의 성패는 결국 지방정부에게 있다"고 밝혔다.제안서 작성을 총괄한 고이지선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은 발간 보도 자료에서 "기후정책을 단순한 환경 의제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 의제로 재구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교통비, 냉난방비, 먹거리 비용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정책이 곧 탄소를 줄이는 정책이라는 점을 후보들과 유권자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안서가 첫 분야로 배치판 '지역 주도 탄소중립 정책'이 요구하는 2050년 이전 탄소중립 목표 수립, 탄소중립 전담조직 설치, 지역기후기금 조성, 시민참여형 계획 재설계는 모두 단체장의 임기 첫해부터 곧바로 착수해야 할 사안이다. 제안서가 짚은 30개 항목 중 어느 정도가 임기 4년 안에 지역 행정에 안착할지에 따라 2030년 한국 지방정부의 ESG 성적표 윤곽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by Editor N

기관투자자가 투자 기업의 경영에 책임 있게 관여하도록 한 자율 규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 10년 만에 전면 개편 중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내에 2016년 12월 도입된 이후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4대 연기금을 포함해 자산운용사, 보험사, 벤처캐피털(VC) 등 총 249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도입 초기 대비 외형은 커졌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2025년 12월, 자본시장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연기금·자산운용사·보험사·증권사·은행 등 72개 기관 중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보고서를 발간한 곳은 10개사에 불과했다. 보고서를 낸 기관도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에 국한됐으며, 보험사·은행·증권사 중에서는 발간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보고서 발간 현황 © 자본시장연구원]스튜어드십 코드의 내실화 방안 영국은 2010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세 차례 개정했고 일본도 꾸준히 손질을 이어왔지만, 한국은 2016년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 이후 단 한 차례의 개정도 없었다. 변화는 2025년 12월부터 시작됐다.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와 한국ESG기준원은 금융위원회·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기관과 함께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내실화의 핵심은 세 갈래다.첫째, 이행점검 절차의 공식화다. 참여 기관은 수탁자 책임 정책, 이해상충 관리, 의결권 행사 등 12개 항목에 대해 자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ESG기준원이 이행점검 절차를 통해 12개 주요 항목에 대한 자체 보고서를 실무적으로 점검한다. 둘째, 공시 체계의 통합이다. 각 기관 홈페이지에 흩어져 있던 이행 보고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전용 홈페이지에 일괄 게시되고, 항목별 이행 수준을 기관 간에 비교할 수 있는 종합 보고서도 함께 공개된다. 셋째, 스튜어드십 코드 내용 자체의 개정이다. 이사회 구성이나 지배구조 투명성 등 ESG 중 거버넌스(G) 중심이었던 수탁자의 책임 범위를 환경(E)·사회(S)까지 넓히고, 투자 대상 선정 단계에도 스튜어드십 원칙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는 2026년 상반기 중 코드와 세부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스튜어드십 코드 원칙별 이행점검 항목 © 한국ESG기준원]형식적 참여에서 실질 점검 대상으로제도 개편과 맞물려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후진적 경영을 하는 기업에는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직접 지시했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의 수탁자 책임활동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점검 및 평가 결과를 자금 배정과 회수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구체적 사례도 나왔다. 국민연금은 SK하이닉스가 주주총회에서 추진한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처분에 반대표를 행사했다.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자산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행점검 대상은 2026년 자산운용사·연기금 68개사를 시작으로, 2027년 사모펀드 운용사·보험사, 2028년 증권사·은행·투자자문사, 2029년 벤처캐피탈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한 내부 통제와 보상 체계도 개편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기업 대표가 직접 성과보상 체계와 내부 조직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일본은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주가순자산비율(Price to Book Ratio, PBR), 즉 기업의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저평가 기업에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요구했다.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로 응답했고, 그 결과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 지수는 10년 사이 세 배 이상 올랐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단순한 규범 차원을 넘어 자본시장 전체의 체질을 바꾼 사례다.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이 상반기 중 확정되면, 그 기준이 곧 투자자의 눈높이가 된다. ESG 내부 관리 체계와 공시 준비를 지금 점검해야 할 이유다. by Editor N

5월 20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는 ESG와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정부/지역/사회적기업 담당자, 시민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였다. 신기업가정신협의회(Entrepreneurship Round Table, 이하 ERT)가 개최한 'ERT 멤버스데이 2026'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ERT는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기업들의 자발적 협의체로, 현재 1,900여 개 기업과 72개 지역상공회의소가 참여하고 있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이한 멤버스데이는 ERT 회원사들의 ESG, 사회공헌 담당자가 각 기업의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실천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기업 간 교류를 확장하는 연례 행사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AI시대, 연결과 협력'이었다. 기술이 사회문제를 대신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AI 시대일수록 기업, 정부, 지역, 소비자 간 협력의 구조가 더 정교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행사는 이 주제를 단일 강연으로 소화하지 않고, 기조강연에서 개념을 제시한 뒤 회원사 협력 사례 발표, 체험형 전시존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구체화했다. 협력의 대상도 정부, 플랫폼, 지역사회, 소비자로 층위를 달리하여 세션별로 배분되어 참석자의 이해를 도왔다. [ERT 멤버스데이 2026에 참석한 주요 인사 단체 사진 © ESG.ONL]본격적인 패널세션 프로그램이 시작되기에 앞서 기조 연설과 축사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조 연설에서 "사회문제가 이전보다 복잡해지면서 한 기업이나 정부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기업과 정부, 사회적 기업, 소비자가 각자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구조화된 사회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도 축사에서 "제도만으로는 지역 문제 해결이 어렵다. 지방정부와 현장 전문성, 민관의 아이디어가 결합하면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행사의 의미를 나눴다.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정부·플랫폼·지역의 협력 기조강연 후 이어진 패널 세션에서는 지역, 기업, 정부의 협력사례는 물론 기업과 플랫폼의 구체적인 협력 사례까지 소개됐다. LG헬로비전이 지난해 행정안전부와 협업한 지역문제해결 아이디어 공모전 '솔버톤' 사례, 맥도날드 코리아가 지역 특산물을 적용했던 '한국의 맛' 캠페인은 지역이 지닌 특색을 확산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상생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네이버 해피빈은 오비맥주와 함께 한 소비자 참여형 사회 공헌 활동인 '음주운전 근절' 굿액션 캠페인을 소개하며 '기업과 사회를 잇는 플랫폼의 힘'을 알렸다. [ERT 멤버스데이 2026에서 '연결이 만드는 로컬 임팩트'를 주제로 발표 중인 LG헬로비전 노성래 ESG 실장]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소비자와 함께 확산하는 방식도 이번 ERT 멤버스데이의 중요한 축이었다. SK는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이하 SPC)' 를 통한 사회적 가치 측정과 보상 모델을 소개했다. SPC란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측정하고, 그 성과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 실험이다. SK는 지난 10년간 468개 사회적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성과 측정 경험을 축적해왔다. SPC사례로 SK는 사회적 가치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ESG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객이 입지 않는 의류를 업사이클 패딩 조끼로 재탄생시킨 '365 리사이클 캠페인'을 공유하여 세션의 의미를 더했다.[ERT 멤버스데이 2026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사례'에 대해 발표 중인 SK 사회적가치연구원 박성훈 기획실장]기술이 사람을 만나는 자리연사의 발표 세션과 워크샵 네트워킹 외에도 ERT 멤버스데이 행사장에는 지역 관광,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워케이션 전시존이 마련됐다. 전시존에서 제주, 강릉, 부산 등 지역별 워케이션 정보는 물론 나에게 맞는 워케이션 유형을 찾아보는 테스트, 가고 싶은 워케이션 지역을 찾아보는 활동을 제공해 재미와 함께 지역의 가치를 경험하려는 참여인파가 몰렸다.[ERT 멤버스데이 2026 행사장에 마련된 '워케이션 전시존'과 '돕는 AI 체험존']또 하나의 체험공간 '돕는 AI 체험존'에서는 독자적인 점자셀 기술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지원하는 '닷(Dot)', 휠체어 사용자가 직접 휠체어에 올라탈 수 있도록 운동 솔루션을 제공하는 '휠리엑스(WHEELY-X)', 지도 기반 AR(증강현실) 로컬 콘텐츠를 선보인 '로컬유니버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AI시대, 연결과 협력'이라는 올해 주제를 구호로만 두지 않고 행사의 구조 자체에 담은 점이 올해 ERT 멤버스데이의 특징이었다.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와 소비자가 각자의 역할로 무대에 올랐고,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소비자와 함께 확산하는 방식까지 한자리에서 다뤄졌다. 다만 협력의 언어가 행사장을 채우는 것과 그것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것 사이의 거리는 여전하다. 3회차를 맞은 ERT 멤버스데이가 연례 공유의 장을 넘어 어떤 협력의 기록을 축적해 갈지 내년 행사도 기대해 보자. by Editor N

매년 5월 21일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은 문화 간 상호 존중과 이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UN 총회에서 제정한 국제기념일이다. 2001년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선언' 이후 2002년 UN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지정한 유네스코는 '문화의 풍요로운 다양성 증진'과 '말과 이미지의 자유로운 유통'을 주요 가치로 삼으며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01년 채택한 문화다양성 선언과 2005년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은 각국의 문화다양성을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인식하고, 다양성을 가진 문화적 표현의 권리를 인정한 대표적인 국제 규범으로 평가 된다. 세계화와 디지털 매체의 확산으로 문화 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오늘 날 세계 문화 다양성의 날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우리 사회에서 중요해진 문화다양성의 가치여러 나라의 문화는 우리의 일상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거리에서 다른 나라의 말이 자연스럽게 들리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서로의 언어를 통해 문화를 공유하고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꾸준히 증가해 현재 전체 인구의 약 5%에 해당하는 260만 명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 주변 100명 중 약 5명이 외국인인 셈이다. 외국인 유학생 수 역시 2013년 약 5만 명 수준에서 2023년에는 18만 명을 넘어 서며 한국 사회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빠르게 변화했다. 이와 함께 소셜 미디어와 OTT 플랫폼의 확산으로 세계 각국의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글로벌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소비하고 교류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2026 문화다양성주간 공식 포스터 © 문화다양성아카이브공식홈페이지]문화 간 교류가 활발해지며 각국의 문화다양성 존중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을 위해 2010년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에 가입하며 국제사회의 흐름에 동참했다. 이후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매년 5월 21일부터 1주간을 문화 다양성 주간으로 지정해 문화다양성의 가치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 행사올해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서울뿐 아니라 전남, 부산, 충북, 경기 안산 등의 지역을 '2026 문화다양성 거점도시'로 선정했다. 이번 사업은 지역 고유의 문화 자산과 시민의 삶, 예술 활동을 연결해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지역 사회 속에서 확산하기 위해 추진된다.[2026 문화다양성주간 거점 도시 운영 재단 로고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각 지역에서는 영화제와 전시, 공연, 포럼,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 등 다양한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5월 21일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전후로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가 진행되어 시민들이 지역 문화자산과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관련 행사와 프로그램의 자세한 정보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홈페이지와 문화다양성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문화다양성 큐레이션 展> 이옥섭 감독 포스터 © 문화다양성주간 공식인스타그램]문화다양성의 가치는 거대한 담론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우리의 관심과 참여로 일상과 연결된다. 세계 문화다양의 날을 기념해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영화와 전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서로 다른 문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이번 문화다양성 주간은 디지털 플랫폼에서만 즐기던 문화를 넘어 다함께 만나서 문화를 즐기는 문화의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by Editor N

미국 텍사스주가 2021년에 제정한 상원 법안 13호는 정부가 화석연료 산업에 보이콧을 하는 금융사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반ESG 법안'이다. 바로 이 상원법안 13호(Senate Bill 13, 이하 SB 13)에 대해 2026년 2월 4일, 텍사스 서부 연방지방법원의 앨런 알브라이트(Alan D. Albright) 는 위헌 판결을 내렸다. SB 13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 표현의 자유와 제14조 적법 절차를 위반한다는 것이 이유다. 화석연료를 외면하는 금융사를 겨냥해 지자체가 만든 법을 법원이 막은 것이다. 화석연료 산업과 ESG의 충돌201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투자 업계에서 ESG를 고려한 투자가 빠르게 늘어났다. 이는 화석연료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기후 변화를 이유로 석탄, 석유, 천연가스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금융기관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미국 최대 산유지인 텍사스에서 블랙록과 같은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이 공개적으로 "화석연료 기업 투자를 줄이겠다"라고 선언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대형 투자자가 빠져나가면 화석연료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주가도 하락하므로 텍사스 입장에서는 해당 사안이 지역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협이 될 수 있다.[텍사스 석유 공장 © gettyimages]이를 해결하기 위해 텍사스주 정부는 2021년 SB 13을 제정했다. 구체적으로 SB 13은 두 가지 조항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투자 회수 조항'이다. 텍사스 감사원이 화석연료를 기피한다고 판단한 금융사 목록을 작성하고 해당 금융사에 통지한다. 목록에 오른 금융사가 90일 이내에 보이콧 행동을 중단하거나, 정당한 사업 목적을 증명하지 못하면 투자 회수 대상이 된다. 이 경우 해당 금융사가 보유 중인 증권을 180일 내 50%, 360일 내 100% 단계적으로 매각해야 했다. 두 번째는 '계약 금지 조항'으로, 직원 10인 이상, 계약 총액 10만 달러 이상인 기업은 계약서에 화석연료 기업을 불매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확인서를 첨부해야 한다. 실제로 블랙록,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Société Générale) 등 글로벌 대형 금융사들이 SB 13 적용 대상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었다. 커진 차입 비용과 정책의 역설[텍사스 채권 상승 © 챗GPT/ESG.ONL]역설적이게도 SB 13은 텍사스 주민에게 비용을 전가했다. 텍사스 주 정부는 도로나 학교와 관련된 공공사업에 돈이 필요할 때 채권을 발행하는데, SB 13으로 대형 금융사들이 거래 목록에서 제외되자 채권 구매량이 줄어들었다. 입찰자가 줄면 텍사스가 더 높은 이자를 약속해야 채권이 팔리고 그 이자는 주 정부 예산, 즉 주민들의 세금에서 빠져 나간다. 지역을 위해 화석연료 산업을 지키려고 만든 법안이 결국 텍사스 주민의 세금 부담을 늘린 셈이다. 미국의 정책 연구 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 SB 13 시행 후 첫 8개월 동안 텍사스 공공기관이 320억 달러 차입에 약 3억~5억 달러의 추가 이자를 부담했다고 분석했다.지속되는 입법 공방 속 SB 13의 미래는[미국 연방 법원 판결 © 챗GPT/ESG.ONL]텍사스는 판결 이틀 후인 2월 6일 항소했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SB 13은 부활할 수도,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텍사스뿐 아니라 앨라배마, 아칸소, 켄터키 등 다수의 미국 주에서도 유사한 법률을 운용 중이다. 이번 판결 결과가 항소심에서도 유지된다면 판결 결과에 대한 줄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이번 판결이 ESG를 고려한 투자를 위해 내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원이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은 '불매'의 정의가 너무 넓어서 의견 표명까지 처벌 대상이 됐다는 점 때문이지, 화석연료 기업과의 실제 거래 거부를 규제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텍사스가 불매의 정의를 좁혀 실제 거래를 거부하거나, 축소하는 행위만 처벌하는 방식으로 법을 다시 제정하면 금융사 입장에서는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하지 않을 시 텍사스에서 퇴출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텍사스가 정의를 좁힌 수정 입법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연방 법원의 이번 판결 결과를 바탕으로 텍사스 입장에서 더 정교한 법을 만들 기회를 제공한 것일 수도 있다. 어떤 기준으로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에 관한 공방은 법정 안팎에서, 그리고 텍사스 너머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