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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정리하는 저녁, ESG 관련 최신 뉴스와 브리핑.

2008년 개봉한 마블 영화 '아이언맨'은 무기 제조 기업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토니 스타크가 자신이 만든 미사일의 피해자를 목격한 뒤 슈퍼히어로로 각성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은 이 영화에는 토니 스타크의 무기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빌런으로 각성하는 서사도 등장한다. 누군가에게 '억제력'이자 '안보'의 도구인 무기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분노와 복수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이 역설은 허구가 아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하메네이 사망으로 이어진 미국-이란 전쟁은 그 역설을 현실로 소환했다. 전쟁 위기가 키운 방산 투자 열풍2026년 3월 3일, 연휴와 전쟁소식 뒤 열린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200선까지 치솟았다가 5,800선까지 급락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5조1,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매도세를 쏟아내며 투자자들의 한숨을 자아냈다. 그러나 같은 날 방산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대표적 방산주 LIG넥스원 주식은 27.11% 상승한 64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식은 24.85% 오른 149만20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화시스템 주식도 29.40%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에 도달했다. 다음날에도 방산주의 강세는 이어졌다. 아랍에미리트(이하 UAE)에 배치된 국산 방공 무기 '천궁-II'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을 실전 요격한 것으로 알려지며, 외국에 수출된 우수한 성능의 국산 방공 무기가 실전에 투입된 사례로 주목받았다. 시장은 이미 방산을 '위기 수혜 섹터'로 확고히 분류한 셈이다.[천궁-II © LIG 넥스원]미국 최대규모의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6월 1차 이란 공습 이후 주가가 40% 이상 급등했으며, 스텔스 폭격기와 드론·레이더 기술을 보유한 미국 항공우주기술기업 노스롭그루먼(NOC)의 수익률 역시 압도적으로 올랐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Saab)의 미카엘 요한슨 CEO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약 5만 명이었던 주주 수가 전쟁 후 17만5,000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이미 ESG 규제 완화와 함께 방산 부문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방위산업은 ESG가 될 수 있을까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속에 한국과 UAE가 350억 달러 규모 방산 협력을 확정하며,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설계부터 유지보수까지 포함하는 전주기 협력 구조가 구축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렸다. 증권가는 이란 사태와는 별개로 3월 유럽연합 SAFE 프로그램(EU 방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공동 차입/방위력 증강 프로젝트)내 주요 프로젝트 최종 승인, 4월 라마단 이후 중동 사업 재개 등 신규 수주 모멘텀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 연기금은 방산기업에 대한 ESG 투자 기준을 아직 명문화하지 않은 상태다. 방산주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ESG 펀드 운용사들은 편입 여부 판단 기준의 공백에 직면해 있다.[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남부 교외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 AFP]방위산업을 ESG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한 반론도 거세다. '아이언맨'에 등장한 빌런들처럼, 방산기업이 생산한 무기가 민간인 피해를 유발하거나 권위주의 정권에 공급될 경우 ESG의 '해악금지(Do No Significant Harm)' 원칙과 정면 충돌한다. 이번 전쟁은 고가의 유인 전투기 시대가 가고 저비용 무인 드론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가설을 불식시키며 스텔스 전력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켰다. 첨단 무기가 민간 피해 최소화에 기여한다는 논리가 ESG 편입 근거로 활용될 수 있지만, 그 무기가 만들어낸 피해자가 새로운 위협의 씨앗이 된다는 아이러니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방위산업의 명암을 직시한 기준이 필요한 때 증권업계에서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024년 시리아, 2025년 이스라엘, 2026년 이란 사태까지 분쟁이 확대되고 있어 '방위산업은 시대의 흐름을 관통하는 대표 섹터'라고 진단한다. 분쟁은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고 충돌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ESG 투자에 있어 방산을 배제하고, 재생에너지를 포함하자는 단순 이분법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다.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무기가 만들어낸 피해를 목격한 뒤 새로운 원칙을 세웠 듯, 투자 업계도 방산의 명암을 직시한 세분화된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기 종류와 수출 대상국의 인권 수준, 민간 피해 최소화 기술 여부, 지배구조 투명성 등 다층적 평가 체계를 갖추지 않는 한, 방산주 급등 앞에서 ESG 펀드의 침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by Editor N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 지수를 이끈 것은 반도체와 이차전지와 같은 대형주들이었다. 연일 코스피 지수가 화제에 오르고, 우리는 반도체 업계와 같은 대형주들의 사업환경과 성과를 논하지만 마치 존재하지 않는 일처럼 잘 언급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그 성과의 기반이 되는 전력과 물, 토지, 광물 등의 생태계 사용량이다. 금융 자본의 실질적 기반이 되는 자연 자본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에는 많은 에너지와 광물이 소요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전기차 확대에 따라 리튬 수요가 2040년까지 최대 40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차 확대는 기후 전환의 핵심 전략이지만 동시에 광물 채굴과 수자원 사용 확대라는 생태 부담을 동반한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 즉 이차전지는 칠레의 리튬 염호(소금 호수),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산, 콩고의 코발트 채굴과 연결된다. 염호에서는 리튬 추출을 위해 매일 수천 톤의 염수가 증발하며, 니켈 광산에서는 채굴 확대로 인해 열대림 훼손과 생태계 단절 문제, 중금속 오염, 아동 노동 문제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칠레의 리튬 염호 © THE NET-ZERO CIRCLE]반도체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대형 반도체 단지는 하루 10만 톤 이상의 공업용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 확대는 에너지 수요 급증 현상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이 기업 가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노동 윤리 문제와 생태계 훼손의 장기적 비용 부담은 미래 사회의 몫이 되고, 당장의 이익은 기업의 실적으로 기록된다.특히 한국 증시는 시가 총액 상위 종목이 반도체, 이차전지, 정유, 화학 등 자원 집약 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자연 의존도가 높다. 이러한 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막대한 전력과 원자재, 수자원이 소비됨을 전제로 한다. 코스피 지수의 상승은 곧 자연 자원 사용 구조의 확대를 의미하기에 금융 성과와 생태 자원의 소비는 뗄 수 없는 관계이다.자연 자본이 재무 변수가 되는 시대이처럼 자연 파괴는 윤리적 논쟁을 넘어 금융 리스크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금융감독기관 네트워크(NGFS)에서 2023년 발행한 보고서 '자연 관련 금융 리스크: 중앙은행 및 감독기관의 행동을 안내하는 개념적 프레임워크(Nature-related Financial Risks: a Conceptual Framework to Guide Action by Central Banks and Supervisors)'에 따르면 원가 상승, 공급망 교란 등의 자연 관련 위험이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과 정책 방향이 드러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3년 발행한 보고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Global Risks Report)'에서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를 향후 10년 내 가장 심각한 글로벌 리스크 중 하나로 지목했다. 또한, 2020년 발행한 보고서 '자연 리스크의 부상(Nature Risk Rising)'에서는 세계 GDP의 55%, 약 44조 달러 규모의 경제가 자연과 생태계 서비스에 (상중하의 의존도 중) 중간 이상으로 강하게 의존한다고 분석했다.[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개발 연구 실험 'Project Natick'.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설치해 냉각 비용과 에너지 사용을 절감하고자 했다. © Microsoft]유럽과 미국에서는 자연 관련 재무 정보 공시(TNFD)가 확산되고 있다. 2023년 최종 권고안 발표 이후 3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를 지지하거나 채택했다. 이들은 기업이 자연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으며, 자연 훼손이 재무 리스크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분석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 공시 기준을 만드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체계와도 연결된다. ISSB는 2023년 기후 공시 기준(IFRS S2)을 발표하며 ESG 공시를 재무 보고 체계 안으로 편입했다. 유럽연합은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자사, 자회사, 협력사(공급망)의 인권 및 환경 관련 부정적 영향을 직접 식별, 예방, 완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EU 법률)을 통해 인권과 환경 리스트에 대한 기업 책임을 제도화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2028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코스피 상승은 분명 경제 성장의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연 훼손이라는 비용으로 얻은 결과물이라면 미래의 자산을 앞당겨 소비한 것과 다르지 않다. 자원 사용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비용이 사업 예산에 반영되고, 기업 의사 결정 과정에 생태계 리스크가 반영될 때 안정적인 성장을 논의할 수 있다. 그렇기에 코스피 기록을 축하하는 한 편, 그 숫자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물인지 물을 수 있어야 겠다. by Editor N

2026년 2월 25일, 개장과 동시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전 거래일보다 53.06포인트(0.89%) 오른 6,022.70으로 개장한 이날, 시가총액도 처음으로 5,000조 원을 넘어서며 코스피는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 1월 27일 종가 기준 5,000선 안착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1,000포인트가 더 쌓인 셈이다. 반도체가 견인한 코스피 파티, 초대받지 못한 ESG주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게 만든 성장 동력은 명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각각 66.81%, 54.38% 급등하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폭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였다. 반면 ESG 투자 주도 섹터로 분류되는 신재생에너지, 탄소 저감 소재, 친환경 화학 등의 종목은 이 상승의 흐름에서 대부분 비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를 실제 투자자들의 체감 지수는 3,900~4,000선 정도로 추정된다. 지수의 화려함 뒤에 '반도체 포모(FOMO, 소외 공포)'가 퍼지는 이유다.[코스피 6000돌파 축포 © 한국거래소(KRX)]지금 이 순간 글로벌 금융 시장과 산업 생태계는 반도체와 AI 밸류체인이 주도하며 방산, 조선, 금융이 그 뒤를 받치는 구도로 볼 수 있다. ESG 관련주는 단기 모멘텀에서 밀려 있지만 철강·화학·시멘트 등 고탄소 다배출 업종을 대상으로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한국형 전환금융'이 도입되면, 이 업종들의 ESG 대응 역량은 곧 투자 심사의 기준이 된다. 코스피 상승으로 축포가 터진 날, 기업이 마주한 또 다른 과제그렇다고 2월 25일이 ESG 부문에 아무 의미가 없는 날은 아니었다. 코스피 상승의 축포가 터진 바로 그 날, 조용하지만 의미있는 발표도 진행됐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2028년부터 대형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공시를 의무화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한 것이다. 금융위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ESG는 이제 생산적 금융의 핵심 과제"라고 못 박으며, 2028년(2027 회계연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로드맵 초안을 공개했다. 공시 기준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을 토대로 마련됐으며, 공급망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하도록 하는 스코프3(Scope 3) 공시는 3년간 적용을 유예해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제4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 © 이로운넷]기후금융(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규모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가 상향조정되어 기존 계획(2024~2030년 420조 원)에서 2026~2035년 총 790조 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확정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2018년 대비 53~61% 감축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가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공식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이는 외국인 자금 유입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기업의 탄소 배출량과 기후 리스크 대응 수준이 공시를 통해 수치로 공개되는 순간, 투자자는 비로소 비교·평가를 시작할 수 있다. 달리는 코스피는 어느새 6,300도 넘어섰다. 당장은 소외된 것으로 보이는 ESG 관련주가 다음 상승 사이클의 변수가 될지는 ESG 공시 의무화가 실제로 시장의 언어가 되는 시점에 판가름 날 것이다. by Editor N

기업이 말하는 ESG 경영을 100% 신뢰해도 되는 걸까? 기업들은 ESG 보고서를 통해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약속한다. 국내 유명 디자이너의 브랜드는 ‘ESG 경영’을 내세우며 이월상품을 재가공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이를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기업이 생각하는 ESG와 소비자가 체감하는 ESG는 다르다는 사실이다.기업이 증명하는 ESG: 숫자와 인증으로 가득한 보고서지난 1월, 국내 통신 3사의 보안 실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같은 통신사들은 매년 ESG 보고서에서 '정보보호'와 '사이버 보안'을 핵심 비재무 성과로 강조해 왔다. SK텔레콤은 AI 기반 실시간 관제와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엄격한 ID 인증 및 승인을 적용,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보안 체계)를 자랑했고, KT는 연간 1,000억원대 정보보호 투자를 내세웠다. LG유플러스 또한 정부 정보보호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통신 3사 모두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 종합 A 등급을 받았다.[SK텔레콤 인증 대리점 사과문 게시 © 연합뉴스]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KT는 동일한 10년짜리 인증서를 모든 기기에 적용하는 부실한 펨토셀( 가정이나 소형 사업장에 설치되는 초소형 기지국으로, 이동통신사의 핵심망과 직접 연결)관리로 개인 정보 유출 피해를 일으켰다. SK텔레콤 또한 지난해 4월 유심 정보 대규모 유출과 악성코드 감염 사고가 발생했다. LG유플러스는 개인 정보 침해 정황 통보 이후 일부 서버를 재설치하거나 폐기해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객 및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ESG 보고서에 반하는 행보다. 'ESG 경영'이라던 기업, 소비자는 몰랐다국내 명품으로 꼽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우영미(WOOYOUNGMI)' 역시 ESG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브랜드 우영미는 지난해 하반기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를 정가 52만원에 출시했다. 문제는 이 제품이 같은 해 상반기에 출시된 '블랙 야자수 후드 티셔츠(정가 50만원대)'를 재가공해 출시한 상품이라는 점이다. 앞판의 야자수 프린트를 흰색 꽃 자수로 덮고, 무늬가 없는 다른 티셔츠의 뒷면과 봉제해 신상품으로 내놓았다.[25년 상반기 시즌 상품인 우영미 블랙 야자수 후드 티셔츠(위), 2025년 하반기 시즌 상품인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아래) © 각 신세계몰 누리집 갈무리, 우영미 누리집 갈무리, 한겨레]논란이 커지자 우영미 측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자원 낭비를 줄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추가 가공과 재디자인을 거친 새로운 상품이라고 판단해 별도의 고지 의무가 필요 없다고 본 것이다.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 점을 인정하며 앞으로 안내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가 재고 제품을 새 제품으로 판매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주장보다 행동이 중요한 소비자기업이 ESG 보고서에 담는 내용은 주로 이사회 및 ESG 거버넌스 체계, 환경 성과 지표, 정책 수립 여부처럼 측정 가능한 정량적 지표들이다. 이런 지표들은 대외적으로 홍보하기 좋다.하지만 소비자에게 ESG란 문제가 생겼을 때 기업의 대응과 책임, 내 개인정보의 안전처럼 '일상에서 체감'하는 것이다. 화려한 보고서 속 수치가 아니라, 기업이 제공하는 경험이 곧 ESG다.[KT ESG 보고서 © KT]통신사 해킹 사건에서 소비자들이 분노한 지점은 '보안에 대한 투자 부족'이 아니었다. 보고서 내용과 다른 실제 보안 체계와 불투명한 대응이 문제였다. 우영미 논란 역시 '재고 활용'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미리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신뢰가 하락했다.ESG는 평상시가 아닌 위기 상황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면, 통신사는 대응 속도와 평소 관리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브랜드는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면, 소비자에게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진짜 ESG 경영의 척도다. 보고서 속 멋진 문구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행동이다.ESG가 기업의 경영 철학이 되려면, 기업들은 ESG 보고서를 '진짜 약속'으로 만들어야 한다. 보고서 속 화려한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보고서의 평가 기준도 개선돼야 한다. 사고 대응, 소비자 보호, 커뮤니케이션의 투명성 같은 실질적 항목이 평가에 더 강하게 반영돼야 한다.기업이 말하는 ESG를 소비자가 의심하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 2026년 ESG를 실천하는 기업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by Editor N

연말에는 다양한 시상식이 열렸다. ESG분야도 빠질 수 없다. 환경보호부터 사회적 가치창출, 투명한 지배구조까지 ESG의 진정한 의미를 실천하고자 한 기업과 기관들이 주목받았다. ESG 경영을 인정받은 기업과 기관은 어디이며, 어떤 활동으로 인정받았을까? 2025년에 열린 주요 ESG 시상식의 각 분야 수상 결과를 살펴보자.K-ESG 가이드라인 기반 국내 대표 ESG 시상식2025 K-ESG 경영대상2022년 신설된 이 시상식에서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모범적인 ESG 경영에 기여한 우수 기업에 상을 수여한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의 K-ESG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우수 기업과 기관을 선정한다. 대상은 종합/환경/사회분야로 나뉘어 있으며 그 외에 국토교통부 장관상, 보건복지부 장관상등을 포함하여 총 41개 기업/기관/단체가 부문별 상을 수상했다. 주요 대상 수상자들은 다음과 같다.[K-ESG 경영대상 ⓒ 한서대][사회 ESG 부문 대상 - 우아한 형제들]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신용과 보증이 부족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외식전통시장 소상공인, 외식업 종사자들을 위해 민간 기업 최초로 국내 1금융권 은행과 신용보증 대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스타트업 스퀘어'를 운영하며 스타트업 육성에 기여했다.[환경부문 ESG 대상 - 한세실업] 2023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투명하게 공개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도입과 전기차 전환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한 부분을 인정받았다. [종합 ESG 부문 대상 - 한서대학교]전자 행정을 전면 도입해 'Paperless 행정업무'를 체계화하여 연간 복사지 사용량을 대폭 절감했다. 또한, ESG 자체 진단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연간 운영하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노력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서대학교는 해당 분야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기업, 기관 그리고 개인의 ESG 실천을 인정하는 시상식2025 한국ESG경영대상 'THE BEST ESG'이 시상식은 ESG 경영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 지자체,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개인과 청소년의 ESG 실천 성과를 평가하는 시상식으로 2023년부터 열리고 있다. 한국ESG위원회와 ESG코리아뉴스가 공동 주최한 '2025 한국ESG경영대상 THE BEST ESG' 시상식에서는 대상 5개, 최우수상 8개, 우수상 5개, 청소년 프론티어상 3개, 특별상(우수의원) 7개, 특별상(개인) 3개로 총 31개 기관 및 개인이 선정됐다. [공공기관 부문 대상 - 한국중부발전]한국중부발전은 제로에너지 주택과 스마트시티를 확대하여 탄소중립을 실현하고자 했다. 또한, 전세사기 피해 지원, 층간소음 저감 기술로 주거 안정을 위해 기여했다. 노동이사제(기업의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직접 참여하여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 도입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가 강화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지방공기업 부문 대상 - 충북개발공사]탄소중립 교육 캠페인과 친환경 건축 설계를 시도했다. 지역의 저탄소 전환을 선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공정계약제도 개선과 인권경영위원회 운영을 통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교육기관 부문 대상- 충남대학교]건강/영양 프로그램과 평생 학습 기회 제공을 통해 지역 사회와 상생하고자 노력했다. [제 3회 한국ESG경영대상 The Best ESG 어워드 단체사진 ⓒ ESG코리아뉴스]개인 수상도 이어졌다. 청소년 프론티어상에는 필리핀 교육봉사활동에 참여하여 교육소외계층의 교육인프라와 학습 기회를 해소하고자 노력한 광교고등학교 서유준 학생을 비롯해 세 명의 학생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소비자가 직접 인정한 ESG 실천 기업2025 소비자 ESG 혁신대상소비자가 직접 기업의 ESG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시상식도 열렸다. 바로 '소비자 ESG 혁신대상 시상식'이다. 작년 시상식은 미래소비자행동과 소비자권익포럼이 주관하였으며, 전문가 평가와 소비자 평가단 50명의 심사를 거쳐 5개 분야 20개 부문에서 총 24개 기업·기관을 선정했다. 각 부문별 우수 기업 및 기관을 선정해 대상을 시상하는 방식이다.[소비자esg혁신대상시상식 ⓒ HBN News][환경혁신상 (제로웨이스트 부문)- 샘표]고객 VOC를 반영해 파스타소스 병에 다양한 보관 환경에서 라벨이 쉽게 제거되는 '리무버블 라벨'을 적용하였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유리병 재활용 우수등급'을 획득했다.[소비자권익증진상 - 코리아나화장품]대표이사 직속의 독립적인 고객서비스(CS) 조직을 운영, 신속하게 소비자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소비자안전상 (어린이안전 부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해당 부문 상을 3년 연속 수상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출생통보제 운영을 위한 '출생정보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출생 정보 연계 시스템은 의료기관과 대법원, 아동권리보장원이 정보를 연계해 출생신고가 누락되지 않도록 한다. 모든 아동이 공적으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 안전 향상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았다.이처럼 2025년 한 해 동안 다양한 ESG 시상식에서 환경 보호,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를 실천한 기업과 기관들이 인정받았다. 올해는 또 어떠한 기업들이 ESG 경영의 새로운 길을 열어갈지 결과가 기대된다. by Editor N

단순한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보다 책임 있게 우리의 세계와 연결된 기업이 필요한 시대다. 그 과정에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두 용어가 자주 언급되지만, 서로 비슷하게 쓰이는 만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두 개념의 혼동은 단순한 용어의 오해로 그치지 않는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사회 공헌 캠페인을 지속가능경영 전략으로 오인하게 되는 등 실질적 성과를 판단하는 데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용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가지 사례를 통해 CSR과 ESG의 개념을 확인해 보자.일방향을 넘어 참여로 완성되는 CSR코카콜라는 자사 사업 구조와 직접 맞닿아 있는 문제를 둘러싸고 오랜 비판에 직면해왔다. 500ml 음료 한 병을 생산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약 15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코카콜라의 물 사용 문제가 구조적 책임의 영역에 속해 있음을 보여준다. 이같은 문제는 2000년대 초 인도 플라치마다 지역에서 사회적 갈등으로 표면화됐다. 공장의 과도한 지하수 추출로 식수 부족 등 농업 피해가 도마 위에 오르며 2004년 해당 공장은 결국 폐쇄되었다.이후 코카콜라는 물 사용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CSR 전략을 전환했다. 2007년부터 전 세계 생산 과정에서 사용한 물의 총량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물 환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코카콜라는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부터 물 스트레스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농업용 저수지 준설, 도랑 개선, 숲 가꾸기 등 수자원 복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CSR은 기업이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환경 보호와 지역사회 기여 등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활동을 말한다. [코카콜라 원더플 캠페인 © 코카콜라 코리아]시대와 사회의 요구, 기업 환경에 따라 CSR의 구체적인 방식과 성격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의 CSR이 기부나 후원 등 기업의 일방향적 사회공헌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의 CSR은 코카콜라 사례와 같이 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사회·환경적 영향을 직접 보완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2020년부터 시작된 코카콜라의 '원더플(ON THE PL) 캠페인'은 소비자가 자원순환 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설계된 참여형 CSR 사례다. 투명 페트병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해 자원순환 구조를 만들고, 기업의 책임을 소비자와 지역사회의 참여로 확장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CSR의 확장된 방향성을 보여준다.결국 CSR은 단순히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이 장기적으로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철학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은 CSR을 통해 브랜드 신뢰를 구축하고, 구성원에게 자부심과 동기를 부여하며 지속가능한 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마지막 단추, ESGESG는 말 그대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경영 전반에 반영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려는 기준이다. CSR이 기업이 추구하는 책임의 철학적 기반이라면, ESG는 이러한 철학이 실제 경영 활동과 의사결정, 평가 지표로 연결되는 구체적 도구라고 볼 수 있다.한국맥도날드는 '세상에 좋은 일이 맥도날드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슬로건 아래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지역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상생 구조를 만들고, 특산물의 가치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진도 대파 버거'로 참여했던 진도군 김희수 군수는 "맥도날드에서 선택했다면 믿을 수 있다."며, 이후 다양한 농작물에 대한 수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맥도날드가 한국 농가와 함께한 프로젝트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617억 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맥도날드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 © 맥도날드 코리아]이처럼 사회적 책임 활동은 더 이상 기업의 태도를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과거 비재무적 성과로 분류되던 ESG는 이제 기업 가치와 재무성과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투자와 규제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G는 선택이 아닌 의무로 자리 잡았고, 기업 성장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결국 CSR이 기업이 사회와 맺는 책임과 의무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ESG는 그러한 책임이 실제 경영 활동과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두 개념이 유기적 관계에 있음을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때, 기업은 튼튼하게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 나아가 이 두 요소의 균형 있는 결합을 이룬 기업이야말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신뢰받는 미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by Editor N

지난 8일,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이하 EU)'이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이하 CSDDD)'의 적용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보도에서 로이터 통신은 EU 관계자들을 인용해 CSDDD 적용 대상 기업 기준을 종업원 5,000명 이상, 연매출 15억 유로(한화 약 2.5조)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사실상 최종 조율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기존 기준인 종업원 1,000명 이상 또는 연매출 4.5억 유로(한화 약 7,400억) 이상에서 대폭 상향된 것으로 유럽기업 중 약 70%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후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EU 전경 ⓒ 유럽의회 Multimedia Center]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야 할 때CSDDD는 EU가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공급망 기반 ESG 규제의 핵심 법안이다. 이 지침은 기업이 자사의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 환경 파괴 등의 위험요소를 예방하고, 이를 공시하도록 규정한다. 기업이 CSDDD를 위반한다면 글로벌 매출의 최대 5%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상황이 바뀐 것은 경제불안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유럽 각국에서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인한 경제 불안이 확대되자,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이 기업의 부담 완화를 이유로 법안 축소를 주장해왔다. 유럽의회 내 다수파 역시 CSDDD의 범위를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분석이다.EU의 글로벌 ESG 리더십 후퇴 우려도기후와 인권 등을 주제로 하는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ESG 규제는 물론 기후변화대응, 지속가능경영의 글로벌 기준으로 역할 중인 EU가 스스로 기준들을 포기하는 모양새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명문화한 진전이 EU의 공식발효 1년 여 만에 미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 엑슨모빌과 같은 다국적 에너지 기업의 반발에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CSDDD 완화에 반발하며 사임을 발표한 네덜란드 사회당 소속 EU의원 라라 볼터스 ⓒ 유럽의회 Multimedia Center] 이번 결정으로 CSDDD에서 규정하는 의무들이 완화되며 기업들이 전체 공급망이 아닌 직접 거래 대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기후변화, 제3세계 노동착취와 같은 ESG 차원의 의제에 대응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ESG 규제, 확장 아닌 정비기 진입 신호이번 결정은 ESG 규제 흐름이 전면 확장에서 조정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EU는 ESG 규제의 선봉장 역할을 해 왔지만 후퇴를 선택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인정조차 하지 않으며, 친환경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 취소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상황은 이와 다르다. 일본과 중국은 ESG 관련 규제를 확정한 기존의 입장에 대한 번복 없이 이행을 목표하고 있다. 현 상황이 우리에게는 어떻게 작용할까? EU 공급망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은 일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이미 ESG 경영 체계를 구축한 기업들은 투자 대비 효과가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고객사인 유럽 대기업의 실사 요구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글로벌 조달망 내 ESG 기준이 민간 차원의 적용 과정에서 어느 정도 완화될지 확언할 수 없는 유동적인 시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ESG의 성장통이 시작됐다EU의 ESG 규제 완화 움직임은 단순한 후퇴가 아닌 규제의 제도화, 현실 적용 간의 긴장 관계를 드러낸다. 즉, ESG라는 주제는 '도덕적 선언' 내지는 '원칙 다지기' 단계에서 '정책 실천을 위한 조율'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따라서 ESG 관리영역에 포함되는 글로벌 공급망, 규제당국, 투자자 간 ESG의 기준 적용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우리기업 역시 기준 변화 자체에 의존하기보다 기업의 자발적 ESG 전략 수립과 실사를 바탕으로 유동성에 대응하는 접근이 필요할 시점이다.by Editor N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ESG 투자 경쟁이 메가딜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 규모의 대형거래를 뜻하는 메가딜을 성사시킨 대표적 기업은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달 31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에 60억 달러(한화 약 8조 2천억 원)를 투자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허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1기가와트 용량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다. 인도 내 첫 번째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이 프로젝트 금액 60억 달러 중 20억 달러는 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구글 데이터센터 내부 전결 ⓒGoogle]왜 인도인가, 인도의 데이터센터 허브 전략과 정책 지원구글의 투자 배경에는 인도의 적극적인 데이터센터 허브 전략이 있다. 인도 정부는 데이터센터를 '인프라'로 분류해 자금조달을 요이하게 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는 점이 테크기업에게는 매력적이다. 게다가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단위당 4.98~4.99루피(한화 약 79원)로 단위당 5.4루피(한화 약 86원)가 필요한 천연가스 발전보다 저렴해 경제성도 확보한 상황이다. 구글은 이미 뭄바이 인근 Yotta NM1 데이터센터에서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70%로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해 운용 중이다.AI 시대 전력 수요 급증과 탈탄소 전략의 교차점이번 투자는 구글이 전 세계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계획한 750억 달러 투자의 일환이기도 하다. 특히 AI 서비스 확산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구글의 '24/7 무탄소 에너지(CFE, Carbon-Free Energy)' 목표와 직결된다. 무탄소 에너지 목표는 연간 재생에너지 구매량을 맞추는 RE100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환경 목표로 볼 수 있다. 전력망 무탄소 전력만을 사용하겠다는 공격적인 계획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2025년 4분기 완공 예정인 '블루 라만(Blue Raman) 해저 케이블 시스템'과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뭄바이에 착륙장을 둔 해저 케이블 시스템은 인도와 국제 간 대역폭을 크게 확장시킬 것이다.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나라 로케시(Nara Lokesh) IT 장관은 "주 정부가 이미 1.6GW의 데이터센터 용량 약속을 확보했으며, 향후 5년 내 6GW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사카파트남에 3개의 해저 케이블 착륙장을 건설해 현재 뭄바이가 보유한 해저 케이블 용량의 2배 수준을 확보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빅테크 ESG 투자 메가딜 러시 ⓒESG.ONL/ESG오늘]빅테크 ESG 투자 경쟁의 새로운 방향구글의 이번 투자는 빅테크 업계의 ESG 투자 경쟁이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5월 브룩필드 자산운용과 100억 달러 규모의 재생에너지 개발 계약을 체결해 2026에서 2030년 사이 10.5GW의 재생에너지 용량을 확보키로 했으며, 최근 노르웨이 하프슬룬드 셀시오와 110만 톤 규모의 탄소제거 10년 계약을 체결했다.아마존은 펜실베니아주의 탈렌 에너지(Talen Energy)와 6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메타도 일리노이주 클린턴 청정에너지센터에서 1.1GW의 원자력 에너지를 20년간 구매하는 13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발표했다.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태양광과 풍력을 넘어 원자력, 지열, 탄소제거 기술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 AI시대의 24시간 전력수요와 탄소중립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이다. 빠르게 다가온 AI시대를 이끌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기술적 선도 뿐 아니라 탄소중립 목표 달성 방안 역시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투자 경쟁에 주목해야 한다.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