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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정리하는 저녁, ESG 관련 최신 뉴스와 브리핑.

최근 여름 더위가 예년같지 않다는 한국보다 빠르게, 인도는 이미 4월부터 극한의 열기 속에 갇혀 있다. 인도에서는 통상 5~6월이 매우 심한 더위가 지속되는 혹서기로 여겨진다. 그런데 올해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 4월부터 최고기온이 45도를 웃도는 조기 폭염이 인도에 찾아왔다. 인도 라자스탄주에서는 최고 기온이 48.3도까지 치솟았고, 델리와 라크나우 등 주요 도시들도 밤낮없이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야간 기온까지 크게 올라 사실상 더위를 피할 시간이 사라졌다는 말도 나온다.올해 4월 27일 기준, 전 세계 최고 기온을 기록한 도시 상위 50곳이 모두 인도 내륙에 위치했다는 사실은 통계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에 가깝다. [2026년 6월 인도 지역 폭염 © 인도 기상청(India Meteorological Department) 공식 페이스북]인도는 왜 이렇게 더울까이번 폭염은 단일 요인이 아닌 여러 기상현상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중해 지역에서 발생해 동쪽으로 이동하며 인도에 비를 내리는 폭풍인 서부 교란(Western Disturbance)도 올해 들어 약화되고, 발생빈도가 줄었다. 인도 갠지스 평원과 동인도 지역 상공은 고기압이 정체된 열돔현상(Heat Dome)으로 뜨거운 공기가 갇힌 상태다. 여기에 이상기후도 인도의 장기적인 기후변화의 원인이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1961년 이후 인도의 폭염 빈도는 10년마다 0.1일씩 증가해 왔으며, 야간 평균기온 역시 10년마다 약 0.21도씩 상승하고 있다. 도시는 빽빽히 들어선 건물과 제한된 녹지, 높은 차량 배출가스로 인해 열을 더 오래 품고 있어 야간 기온상승을 더욱 가속화한다. 밤의 더위는 신체가 회복할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낮의 더위보다 더 위험하다. 또한, 올해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까지 더해졌다. 슈퍼 엘니뇨가 발생하면 인도 강수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계절풍 몬순을 약화시켜 소규모 수확과 강화된 물 배급, 정전 등 농업과 경제에 복합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생존을 위협하는 더위폭염의 위험성은 기온 수치만으로는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2026년 인도의 폭염은 습도 급증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인도의 평균 상대습도는 2015~2019년 67.1%에서 2020~2024년 71.2%로 상승했으며, 도시 가운데 델리는 8%포인트라는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24년 유럽,동남아시아 폭염 당시 대기 온도 © NASA]기온과 습도를 동시에 반영하는 지표인 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가 섭씨 35도에 근접할 경우, 인체는 땀 증발을 통한 체온 조절 기능을 잃어 생명을 위협받는다. 기후 분석가 브루누 브레젠스키(Bruno Bresinski)는 "인도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가 55도에 육박하고, 습구온도가 인간 생존 한계에 가까운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며 폭염의 심각성을 전했다. 에어컨만이 열과 습기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지만, 인도의 대다수 가정에는 에어컨이 없는 현실이다.[ 인도 폭염 대피 목적으로 제공되는 의료 시설 © Children’s Environment Health Collaborative]폭염으로 인한 기후와 경제의 악순환선풍기나 에어컨과 같은 더위를 이겨내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폭염을 심화시키는 구조도 눈에 띈다. 인도 전력의 70% 이상은 여전히 석탄화력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S&P 글로벌 에너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4월, 인도의 석탄 화력발전량은 평균 164.9GW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결국 폭염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상승하고, 이는 석탄발전 가동률을 높여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통해 다시 폭염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악순환이 중장기적으로 인도 경제 성장의 구조적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폭염으로 농업과 건설 분야에서 2,470억 시간에 달하는 노동 시간이 손실되었으며, 이로 인해 인도는 약 1,940억 달러(약 260조 원) 규모의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해당 규모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4.5%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극한의 여름이 일시적 충격이 아닌 반복적으로 경제 성장의 저해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2022년, 2024년, 2025년까지 인도의 여름은 해마다 '전례 없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러나 이번 2026년 인도의 여름은 또 다른 기록을 세웠다. 문제는 이 기록이 앞으로도 계속 갱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폭염으로 인한 기후와 경제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인도의 여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매년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by Editor N

뜨거운 여름 잔디밭,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고 선채로 하나가 된다. 밀고 밀리고, 뛰고 부딪히는 축제 현장의 '슬램(Slam)'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원초적인 연대가 벌어지는 순간이다. 그 열기 가득한 현장 이면에는 즐거움과 함께 또 다른것이 함께 쌓여간다.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대중음악 공연 티켓 판매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9,817억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봄부터 가을까지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대규모 축제들이 연이어 찾아올 예정이다. 하지만 매년 커지는 축제의 규모와 함께 반복되는 쓰레기 문제 또한 수면 위에 오르기 시작했다.축제가 끝난 뒤 재미만 남은 건 아니었다평균 하루 5,000명의 관객이 찾는 행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 행사에서 100리터 종량제 봉투 150개 분량의 쓰레기가 배출된다. 수만 명이 찾는 대규모 축제의 경우 배출량을 가늠하기 어렵다. 축제 현장의 폐기물은 대부분 현장에서 사용된 현수막과 종이 입장권, 일회용 컵과 음식 포장재 등에서 발생한다. 2025년 7월 열린 대구 치맥페스티벌은 친환경 축제를 목표로 다회용기 총 2만 4천 개를 준비했지만, 그 수는 100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다회용기와 일회용기를 함께 비치하고도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부스가 많았으며, 중앙 무대 인근에서 다회용기를 갖춘 부스는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치맥페스티벌이 끝나고 이틀이 지난 후에도 축제장 곳곳에 일회용처럼 버려진 다회용기를 비롯한 쓰레기가 속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2025년 대구 치맥페스티벌 현장 © 대구 치맥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환경을 위해 달라지는 축제 현장그렇다고 축제 현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다회용기 제공 스타트업 트래쉬버스터즈(Trash Busters)는 축제 및 행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회용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축제 현장에서 관객이 식사 후 전용 반납 부스에 다회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안양에 위치한 트래쉬버스터즈 전문 세척 센터 TSWC에서는 하루 14만개의 다회용 컵이 세척되고 있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축제 현장에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레쉬버스터즈(Trash Busters) © 트레쉬버스터즈 공식 인스타그램]2025년 5월 열린 수원연극축제에서는 일회용품 없는 행사장을 만드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친환경 스타트업 잇그린은 수원시와 협력하여 수원연극축제 현장 곳곳에 다회용기 반납함을 비치하고, 관객에게 직접 용기 반납 방식을 안내했다. 덕분에 축제 기간동안 다회용품 회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었다. 축제 일회용품 규제를 둘러싼 한국과 해외의 온도차 해외는 축제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와 관련된 정부 차원의 규제가 이미 자리를 잡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연간 300만 명이 방문하는 대형 음악 축제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정부 정책으로 전면 금지되어 있다. 반면, 한국의 축제 및 행사 현장은 일회용품 규제의 사각지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7월부터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공공기관 1회용품 등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을 발표하여 시행중이다. 그러나 해당 지침 내용은 공공기관의 회의나 행사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표현에 그치고 있어, 사실상 강제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공공기관 1회용품 등 사용줄이기 실전지침 © 기후에너지환경부]2026년 여름, 수십만 명의 관객들이 다양한 축제 현장을 찾는다. 축제가 끝난 뒤, 모두에게 즐거웠던 기억만 남기 위해 관객의 선의만큼이나 필요한 것이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주최 측의 시스템 설계와 정책적인 뒷받침이다. 좋은 축제를 만드는 일은 무대 위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by Editor N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단순히 문화 콘텐츠 제작 후원을 넘어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신인을 발굴하고, 해외 유통까지 지원하며 산업 생태계 전반을 지탱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영화와 공연에, 엔터테인먼트사는 장르 확장에 투자하며 K-콘텐츠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회성 마케팅이 아닌 문화 생태계 조성으로 기능하는 기업들의 투자 사례를 살펴보자.스크린으로 확장하는 기업의 문화 투자기업의 문화 콘텐츠 투자는 영화 산업 참여에서 두드러진다.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은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차가 아닌 문화를 파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4년 현대차그룹이 제작하고, 배우 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단편영화 '밤낚시'는 몬트리올 판타지아 국제 영화제 편집상과 2025년 칸 라이언즈 엔터테인먼트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브랜드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2026년 1월에는 현대차그룹이 투자자로 참여한 첫 독립 장편영화 '베드포드 파크(Bedford Park)'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그 가능성을 장편으로 확장했다. 선댄스 수상 후 소니 픽처스 클래식과 글로벌 배급 계약을 체결하며 작품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것은 K-콘텐츠의 국제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독립 장편영화 '베드포드 파크(Bedford Park)' 배우 및 제작진 © 현대차공식홈페이지]금융권도 문화 투자에 적극적이다.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은 2026년 상반기 1,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기록을 남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제작에 10억 원을 투자해 약 400%의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투자 대상 영화 선정 시 시나리오와 관람 등급 등 16개 항목으로 구성된 자체 체크리스트를 적용해 단계별 점수를 매기는데, 영화의 완성도와 차별화 요소에 중점을 둔 이 방식이 꾸준한 흥행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2011년 'IBK문화콘텐츠대출'을 출시해 우수 문화콘텐츠 중소기업에 대출을 제공해 왔으며, 2012년에는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 전담 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후 드라마 '낮에 뜨는 달', 뮤지컬 '캣츠'·'오페라의 유령' 등 영화를 넘어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투자 범위를 넓혀왔다. 현대차그룹이 마케팅 철학을 실천하는 방식으로 문화 투자에 접근했다면, 기업은행은 문화 생태계 전반으로 투자를 확장하며 CSR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사례로 볼 수 있다.장르 경계를 넘어 음악 생태계를 확장하는 엔터사들자동차 업계와 금융권이 영화 산업 투자를 이어가는 동안, 국내 엔터사들은 대중음악 영역을 넘어 클래식과 인디 음악으로 투자를 확장하며 문화 다양성이라는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 클래식스(SM Classics)' 레이블을 설립해 K팝을 오케스트라로 편곡·연주하며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이끄는 중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거듭하며 K팝의 예술적 지평을 넓혔고, 클래식 음악 교육이 부족한 지역 아동들에게 악기와 레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문화 소외 계층의 음악 접근성 향상에도 발을 넓혔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음악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상업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을 구체화하고 있다. [SM CLASSICS LIVE 2025 in TOKYO © SM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는 인디 음악 생태계를 확장하고자 자회사 YG플러스를 통해 인디와 중소 레이블의 글로벌 음원 유통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디지털 플랫폼 '믹스테이프'를 운영하고 있다. 믹스테이프 플랫폼은 인디 뮤지션의 음원을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에 유통하여 국내 인디 음악의 해외 진출 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한다. 대형 기획사의 유통망과 마케팅 노하우가 중소 레이블에 제공되고, 아티스트들이 해외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가 열린 것이다. YG플러스는 2025년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협약을 체결하며 저작권 신탁 관리 단체와 글로벌 유통 플랫폼이 손잡은 첫 사례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들은 권리 보호와 글로벌 유통을 함께 보장받으며 지속 가능한 음악 활동의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SM이 클래식으로 K팝의 예술적 깊이를 더했다면, YG는 인디 음악 생태계의 외연을 넓히며 K-콘텐츠 산업의 다양성을 지탱하고 있다.문화 투자가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기업의 문화 투자가 단기 마케팅 효과를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을 지탱하는 구조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다만 이러한 투자가 창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여전히 부족하다. 앞으로 기업들이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문화 투자를 일회성 CSR 활동이 아닌 콘텐츠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삼기를 기대해 본다. by Editor N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오늘 16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작품 속 취사병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장병들이 기다리는 최고의 한 끼를 만들어낸다. 우리 부대 취사병이 정말 요리를 잘했다면 어땠을까. 군복무 경험이 있는 시청자라면 드라마를 보며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한정된 식재료로도 장병들이 기다리는 메뉴를 만들고, 식당 앞에는 자연스럽게 줄이 길어지는 그런 모습 말이다. [tvN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 © CJ E&M]군대에서 식사 시간은 묘한 의미를 지닌다. 어떤 날은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고, 어떤 날은 허기만 채우고 빠르게 생활관으로 복귀하고 싶은 시간이다. 같은 부대 안에서도 메뉴에 따라 식당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유독 빠르게 동나는 메뉴가 있는 반면,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반찬도 있다. 식판을 깨끗하게 비우는 날도 있지만, 반찬 한두 가지는 거의 손도 대지 않은 채 퇴식구로 향하는 날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 군대에서는 얼마나 많은 음식이 남겨지고 있을까. 그리고 그 음식들은 왜 남겨지는 걸까.남겨진 식판은 누구의 책임일까장병들이 군대 급식 식사에서 마음에 들지 않아 반찬을 남기는 경우도 있지만, 먹지 않는 반찬이 식판에 올라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훈련이나 작업 일정 때문에 식사를 급하게 마쳐야 하는 날도 있고, 배식 시간이 늦어져 음식 상태가 처음과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군대 급식소는 장병 수와 훈련 일정, 외출·외박 인원 등을 고려해 음식을 준비하지만 이 부분에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음식이 부족하면 더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여유분을 준비하게 되고, 그 결과 일부 음식은 배식조차 되지 못한 채 남게 된다. [군대 음식물류 폐기물 현황 © 2024년 국회 국방위 국감 황희의원실, 자료 통합 재구성 ]실제로 국회 국방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군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 폐기물은 연간 10만 톤을 웃도는 수준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음식물 쓰레기 상당 부분이 장병들이 먹다 남긴 잔반이 아니라 조리 후 배식하지 못한 잔식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식판 위에서 남겨지는 음식보다 식판에 오르기도 전에 버려지는 음식이 적지 않은 셈이다.부실 급식 논란이 남긴 변화군대 급식이 사회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21년 '코로나19 격리 장병 부실 급식 논란'이었다. 당시 공개된 식단 사진은 군복무 경험이 없는 사람뿐만 아니라 제대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식단 사진을 본 제대자들 사이에서는 "식단 구성이 예전보다 못하다", "왜 아직도 이런 문제가 반복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사실 군대 급식에 대한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만, 해당 사안이 과거에는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감수해야 할 문제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장병 복지 차원의 문제로 바라보는 관점이 강해졌다. 사회 전반에서 생활 환경과 복지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면서 군대 급식 역시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이다. [신세대 맞춤형 군 급식 혁신 TF 출범식 © 대한민국 국방부 블로그 ‘동고동락’]논란 이후 국방부는 급식 체계 개선에 나섰다. 장병 선호도를 반영한 식단을 확대하고, 조리 시설 개선과 급식 품질 향상 사업을 추진했다. 병사 급식비 역시 지속적으로 인상됐다. 과거에는 '허기를 채우는 식사'가 목표였다면, 이제는 '실제로 만족하며 먹는 식사'가 중요한 과제가 된 셈이다. 이 변화는 단순히 장병 만족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먹지 않는 음식이 많을수록 더 많은 식재료와 예산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결국 잘 먹는 식사가 가장 적게 버려지는 식사이기도 하다.퇴식구에서 끝나지 않는 이야기음식물 쓰레기는 단순히 남은 음식 정도로 여겨질 때가 많다. 하지만 음식이 버려지는 순간 함께 사라지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다. 식재료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된 물과 비료, 농기계 연료, 운송 과정에서 사용된 에너지, 조리를 위해 사용된 전기와 가스까지 모두 음식과 함께 버려진다. 그래서 음식물 폐기는 단순한 쓰레기 문제가 아니라 자원의 문제이기도 하다.남겨진 음식은 수거 과정을 거쳐 사료나 퇴비, 바이오가스 원료 등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재활용된다고 해도 처음부터 버려지지 않는 것만큼 효율적일 수는 없다. 처리 과정에도 추가 비용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급식 정책이 단순히 메뉴 수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선호도 조사와 잔반 관리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만들고, 만든 음식이 실제로 소비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드라마 속 전설의 취사병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하지만 현실 급식에서 필요한 것은 전설적인 한 사람이 아니라 그러한 사람이 필요 없는 급식 체계일 것이다. 군대 생활을 떠올릴 때 '남겨진 식판'보다 '잘 먹었던 한 끼'가 먼저 기억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오늘날 군대 급식이 지향해야 할 가장 현실적인 목표일 것이다. by Editor N

몇 해 전 지역 소규모 양조장들이 편의점 유통망에 진입하면서 '수제맥주'들이 편의점 매대를 채우기 시작했다. 협업 제품들은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수제 맥주 업계가 국내 주류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듯했다. 그러던 지난 4월, 10년 동안 서울 성수동을 지킨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국내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실리콘밸리 자본을 유치하고, 경기도 이천에 대규모 브루어리를 두 곳이나 준공했던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회생 신청은 소비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설비 투자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이 사건을 단순히 한 기업의 전략 실패로 읽는 것은 다소 피상적이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사례는 주류 소비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수제맥주부터 글로벌 브랜드까지, 주류 시장의 전방위 침체음주 업계 경영 악화는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국내 주류 시장은 5% 이상 역성장했으며, 음식점과 주점의 점포 수 역시 10%가량 감소했다. 이 여파로 '곰표 밀맥주'로 이름을 알린 세븐브로이(SEVENBRÄU) 역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고, '제주맥주'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한울앤제주는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해 경영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수제맥주 시장뿐 아니라 대형 주류사 실적도 내려앉았다. 2025년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내수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1.1% 급감했고, 하이트진로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3% 감소한 1,720억 원으로 주요 증권사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파산에 대한 김태경 대표의 글 © 성수바이블(seoungsu_bible) 공식 인스타그램]주목할 점은 글로벌 메이저 주류 기업들 역시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미의 대표적인 주류 기업 콘스텔레이션 브랜즈(Constellation Brands)의 최근 연간 매출은 약 12조 5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감소했으며,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 모엣헤네시(LVMH)의 주류 부문인 모에헤네시(Moët Hennessy)의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 폭락했다. 세계 1위 스카치 위스키 기업인 영국의 디아지오(Diageo) 역시 아시아 시장에서의 매출이 급감한 상태다.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달라진 주류 소비 방식이처럼 국내외 주류 소비 감소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한 결과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음주율 하락 추세는 18세부터 34세까지의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 기준, 2024년 우리나라의 월간 음주율은 57.1%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이중 20대의 하루 주류 섭취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64.8g으로,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60대의 주류 섭취량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줄이기라는 현실적 이유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건강과 일상적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웰니스(Wellness) 트렌드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다음 날의 숙면과 집중력, 일상의 안정을 해치면서까지 과음하는 기존의 음주 문화에 강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의식적으로 절주하거나 무알코올 음료를 선택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문화는 웰니스라는 거대한 트렌드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지속 가능한 취향'으로서의 음주 문화[전통주 테이스팅 클래스 홍보 포스터 ©객제 양조장 공식 인스타그램 ]인류의 역사는 술과 뗄 수 없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계기 자체가 술을 빚기 위함이었다는 학설이 있을 만큼 술은 단순한 기호 식품을 넘어 종교, 사교, 의례의 핵심 요소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음주를 즐기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음주 문화를 재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주류 시장은 무알콜·저알콜 제품군의 확장, 후각과 미각 등의 감각을 동원하여 소량을 음미하는 테이스팅 중심의 음주 문화 등을 통해 이미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쾌락 뒤에 후회가 남거나 중독으로 건강에 해가 되는 음주 문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온전히 지켜내면서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지속 가능한 취향'으로서의 주류 문화일 것이다. by Editor N

왁스로 감싼 말랑이를 손으로 깨뜨리는 '왁스 뿌시기 볼', 이른바 '왁뿌볼'이 인기다. 말랑이 겉면을 감싼 왁스를 깨트릴 때의 쾌감이 매력적인 이 장난감은 매번 새로운 유행 아이템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해서 우려를 사는 '소비 후 폐기' 구조의 최신 사례다.감각자극이 만든 유행, 폐기물이 된 잔해기존 말랑이가 반복해서 만지며 즐기는 제품인 반면, 왁뿌볼은 겉면을 감싼 왁스를 깨뜨리는 찰나의 소리와 촉감이 재미의 핵심이다. 직접 만지거나 듣는 감각중심의 제품들이 빠르게 확산된 배경에는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된 콘텐츠 소비 환경이 있다. 이러한 제품의 문제점은 '소재'다. 장난감에 사용되는 왁스는 통상 석유 계열의 파라핀 왁스로 자연 분해성이 매우 낮으며, 내부 말랑이 소재인 폴리우레탄 계열 합성 수지 역시 재활용 선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왁스 파편과 합성 수지가 뒤섞인 왁뿌볼은 분리배출 기준에 맞는 항목이 없어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처리된다. [왁뿌볼 © ESG.ONL]이렇게 장난감 소재가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패턴은 낯설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팝잇'을 비롯한 실리콘 계열 소재의 완구 열풍이 불었다. 팝잇은 기포를 누르는 촉감을 반복하는 장난감으로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광고되었지만 유행이 식으면서 대량으로 버려졌다. 실리콘 소재는 일반 플라스틱 분리배출 체계에 해당하지 않아 상당수가 소각, 매립 처리된다. 기계식 키보드와 굿즈 열풍이 불며 수집 문화로까지 번진 키캡 소비도 마찬가지다. 키캡 자체의 소재는 플라스틱이지만, 소형 혼합 재질 속성상 재활용 체계에 편입되지 못한다. 또한, 교체된 구형 키캡은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매립되는 것이 현실이다. 유행의 속도보다 느린 폐기물 처리이 모든 사례의 구조는 동일하다. 숏폼 플랫폼을 통해 유행이 빠르게 확산되고, 짧은 유행 기간 동안 소비 후 대량의 폐기물이 발생한다. 유행이 끝나고 나면 사회적 관심도 함께 사라진다. 그린피스와 충남대학교 장용철 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비중이 국내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비중에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분리배출이 어렵고 재활용도 불가능한 유행 소비재가 바로 이 플라스틱 폐기물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EU 환경 규제별 영향 비교© 한국무역협회]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를 위한 소비자 차원의 실천과 함께 제도적 접근 방식도 병행되어야 한다. 2021년부터 EU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1kg당 0.8유로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2023년부터 재사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에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유행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소재 폐기물 비용까지 분담하도록 하는 유럽의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가 한국에서도 구체화되어야 한다. 왁뿌볼 하나가 지구를 망가뜨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행이 반복되는 한, 폐기물도 반복해서 쌓일 것이다. by Editor N

5월 20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는 ESG와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정부/지역/사회적기업 담당자, 시민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였다. 신기업가정신협의회(Entrepreneurship Round Table, 이하 ERT)가 개최한 'ERT 멤버스데이 2026'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ERT는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기업들의 자발적 협의체로, 현재 1,900여 개 기업과 72개 지역상공회의소가 참여하고 있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이한 멤버스데이는 ERT 회원사들의 ESG, 사회공헌 담당자가 각 기업의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실천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기업 간 교류를 확장하는 연례 행사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AI시대, 연결과 협력'이었다. 기술이 사회문제를 대신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AI 시대일수록 기업, 정부, 지역, 소비자 간 협력의 구조가 더 정교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행사는 이 주제를 단일 강연으로 소화하지 않고, 기조강연에서 개념을 제시한 뒤 회원사 협력 사례 발표, 체험형 전시존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구체화했다. 협력의 대상도 정부, 플랫폼, 지역사회, 소비자로 층위를 달리하여 세션별로 배분되어 참석자의 이해를 도왔다. [ERT 멤버스데이 2026에 참석한 주요 인사 단체 사진 © ESG.ONL]본격적인 패널세션 프로그램이 시작되기에 앞서 기조 연설과 축사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조 연설에서 "사회문제가 이전보다 복잡해지면서 한 기업이나 정부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기업과 정부, 사회적 기업, 소비자가 각자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구조화된 사회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도 축사에서 "제도만으로는 지역 문제 해결이 어렵다. 지방정부와 현장 전문성, 민관의 아이디어가 결합하면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행사의 의미를 나눴다.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정부·플랫폼·지역의 협력 기조강연 후 이어진 패널 세션에서는 지역, 기업, 정부의 협력사례는 물론 기업과 플랫폼의 구체적인 협력 사례까지 소개됐다. LG헬로비전이 지난해 행정안전부와 협업한 지역문제해결 아이디어 공모전 '솔버톤' 사례, 맥도날드 코리아가 지역 특산물을 적용했던 '한국의 맛' 캠페인은 지역이 지닌 특색을 확산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상생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네이버 해피빈은 오비맥주와 함께 한 소비자 참여형 사회 공헌 활동인 '음주운전 근절' 굿액션 캠페인을 소개하며 '기업과 사회를 잇는 플랫폼의 힘'을 알렸다. [ERT 멤버스데이 2026에서 '연결이 만드는 로컬 임팩트'를 주제로 발표 중인 LG헬로비전 노성래 ESG 실장]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소비자와 함께 확산하는 방식도 이번 ERT 멤버스데이의 중요한 축이었다. SK는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이하 SPC)' 를 통한 사회적 가치 측정과 보상 모델을 소개했다. SPC란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측정하고, 그 성과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 실험이다. SK는 지난 10년간 468개 사회적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성과 측정 경험을 축적해왔다. SPC사례로 SK는 사회적 가치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ESG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객이 입지 않는 의류를 업사이클 패딩 조끼로 재탄생시킨 '365 리사이클 캠페인'을 공유하여 세션의 의미를 더했다.[ERT 멤버스데이 2026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사례'에 대해 발표 중인 SK 사회적가치연구원 박성훈 기획실장]기술이 사람을 만나는 자리연사의 발표 세션과 워크샵 네트워킹 외에도 ERT 멤버스데이 행사장에는 지역 관광,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워케이션 전시존이 마련됐다. 전시존에서 제주, 강릉, 부산 등 지역별 워케이션 정보는 물론 나에게 맞는 워케이션 유형을 찾아보는 테스트, 가고 싶은 워케이션 지역을 찾아보는 활동을 제공해 재미와 함께 지역의 가치를 경험하려는 참여인파가 몰렸다.[ERT 멤버스데이 2026 행사장에 마련된 '워케이션 전시존'과 '돕는 AI 체험존']또 하나의 체험공간 '돕는 AI 체험존'에서는 독자적인 점자셀 기술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지원하는 '닷(Dot)', 휠체어 사용자가 직접 휠체어에 올라탈 수 있도록 운동 솔루션을 제공하는 '휠리엑스(WHEELY-X)', 지도 기반 AR(증강현실) 로컬 콘텐츠를 선보인 '로컬유니버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AI시대, 연결과 협력'이라는 올해 주제를 구호로만 두지 않고 행사의 구조 자체에 담은 점이 올해 ERT 멤버스데이의 특징이었다.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와 소비자가 각자의 역할로 무대에 올랐고,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소비자와 함께 확산하는 방식까지 한자리에서 다뤄졌다. 다만 협력의 언어가 행사장을 채우는 것과 그것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것 사이의 거리는 여전하다. 3회차를 맞은 ERT 멤버스데이가 연례 공유의 장을 넘어 어떤 협력의 기록을 축적해 갈지 내년 행사도 기대해 보자. by Editor N

매년 5월 21일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은 문화 간 상호 존중과 이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UN 총회에서 제정한 국제기념일이다. 2001년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선언' 이후 2002년 UN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지정한 유네스코는 '문화의 풍요로운 다양성 증진'과 '말과 이미지의 자유로운 유통'을 주요 가치로 삼으며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01년 채택한 문화다양성 선언과 2005년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은 각국의 문화다양성을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인식하고, 다양성을 가진 문화적 표현의 권리를 인정한 대표적인 국제 규범으로 평가 된다. 세계화와 디지털 매체의 확산으로 문화 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오늘 날 세계 문화 다양성의 날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우리 사회에서 중요해진 문화다양성의 가치여러 나라의 문화는 우리의 일상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거리에서 다른 나라의 말이 자연스럽게 들리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서로의 언어를 통해 문화를 공유하고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꾸준히 증가해 현재 전체 인구의 약 5%에 해당하는 260만 명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 주변 100명 중 약 5명이 외국인인 셈이다. 외국인 유학생 수 역시 2013년 약 5만 명 수준에서 2023년에는 18만 명을 넘어 서며 한국 사회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빠르게 변화했다. 이와 함께 소셜 미디어와 OTT 플랫폼의 확산으로 세계 각국의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글로벌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소비하고 교류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2026 문화다양성주간 공식 포스터 © 문화다양성아카이브공식홈페이지]문화 간 교류가 활발해지며 각국의 문화다양성 존중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을 위해 2010년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에 가입하며 국제사회의 흐름에 동참했다. 이후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매년 5월 21일부터 1주간을 문화 다양성 주간으로 지정해 문화다양성의 가치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 행사올해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서울뿐 아니라 전남, 부산, 충북, 경기 안산 등의 지역을 '2026 문화다양성 거점도시'로 선정했다. 이번 사업은 지역 고유의 문화 자산과 시민의 삶, 예술 활동을 연결해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지역 사회 속에서 확산하기 위해 추진된다.[2026 문화다양성주간 거점 도시 운영 재단 로고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각 지역에서는 영화제와 전시, 공연, 포럼,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 등 다양한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5월 21일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전후로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가 진행되어 시민들이 지역 문화자산과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관련 행사와 프로그램의 자세한 정보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홈페이지와 문화다양성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문화다양성 큐레이션 展> 이옥섭 감독 포스터 © 문화다양성주간 공식인스타그램]문화다양성의 가치는 거대한 담론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우리의 관심과 참여로 일상과 연결된다. 세계 문화다양의 날을 기념해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영화와 전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서로 다른 문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이번 문화다양성 주간은 디지털 플랫폼에서만 즐기던 문화를 넘어 다함께 만나서 문화를 즐기는 문화의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