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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정리하는 저녁, ESG 관련 최신 뉴스와 브리핑.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임은 특별한 계기 없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은 골목길에 모여 놀았고, 실력이 조금 모자란 아이도 '깍두기'라는 이름으로 함께 어울렸다. 하지만 이 시대의 모임은 성격이 다르다. 의도적으로 찾아야 하고, 목적은 선명하며 관계의 지속성은 짧아졌다.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제법 견고한 틀 안에서 이뤄진 예전의 모임에 비해 지금의 모임은 더할나위 없이 느슨하다. 서로 알지 못하는 관계더라도 ‘감자튀김’, '달리기'와 같은 사소한 취향을 매개로 모임은 간단히 이루어진다.관계 말고 순간만 공유합니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 거래 앱을 중심으로 독특한 모임이 구성원을 모집하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패스트푸드점에 모여 감자튀김만을 산처럼 쌓아 놓고 먹는, 일명 '감튀 모임'이 그것이다. 이들은 만나서 함께 감자튀김을 나눠 먹고, 식사가 끝나면 별다른 여운 없이 흩어진다. 일회성 모임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 ‘경찰과 도둑’ 게임이 유행하면서부터다. 일반인들의 취향 영역을 넘어 가수 이영지와 같은 유명인도 직접 '경도(경찰과 도둑) 모임'에 참여했고, 나영석 PD는 이를 유튜브 콘텐츠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신청폼 양식이 공개되자, 하루도 채 되지 않아 7만여 명이 신청했다. 경도의 유행은 가벼운 만남과 재미에 대한 대중의 높은 수요를 보여준다. 사실 일회성 모임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반짝 유행이 아닌 세계적 흐름이다. 해외에서는 '라이트 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SNS를 통한 즉흥적이고, 게임같은 모임을 만드는 트렌드가 자리잡았다. 일회성으로 모여 달리거나, 저녁을 먹으며 함께 이 순간의 경험을 소비하며 관계의 부담을 덜어놓는다.[이영지의 경찰과도둑 © 채널십오야 유튜브 채널]일회성 모임은 어쩌다 글로벌 트렌드가 되었을까?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를 꼽는다. 사람들은 점차 상대를 파악하고, 장기적인 신뢰를 쌓는 과정에 드는 감정적 비용을 최소화하려 한다. 집단에 개인을 맞추지 않고, 특정 목적을 위해 잠시 결속했다가 목적을 달성하면 흩어지는 유동적인 방식을 택한다. 관계의 밀도는 낮아졌지만, 개인의 자아와 가치관은 훨씬 더 선명해졌다. 꽤 오랜 시간 이어졌던 지난 팬데믹이 이러한 흐름을 가속하기도 했다. 비대면 문화에 익숙해진 세대에게 필요할 때만 잠시 연결되는 '온앤오프(On-Off)'식 관계는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사람 간의 관계 속 소모되는 시간적, 정서적 피로감을 줄이고, 일시적 즐거움과 신선한 자극만을 취하는 일회성 만남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만남이 늘어도 여전히 외로운 이유이러한 만남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감튀모임', '달리기'와 같이 명확한 공통분모를 기반으로 한 모임은 취향이 세분된 사회 속에서 효율적으로 관계를 맺는 방식이자,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공식 감튀모임' 포스터 © 당근 인스타그램]하지만 유행의 이면을 살펴보면, 그 기저에는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시장조사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59.2%, 30대의 52.8%가 일상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타인과 연결되고 싶은 의지는 과거나 지금이나 같다"며 "그 열망이 경찰과 도둑 게임이나 감자튀김 모임, 혼술바처럼 '느슨한 연대'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분출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람 간의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현대인들은 감자튀김을 명분으로 내세운 짧고 가벼운 만남을 통해 결핍을 보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회성 모임으로 만남의 편리성과 효율성은 얻을 수 있겠지만, 관계의 밀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우리가 잃어버린 '당연한 이웃'1, 2년 전쯤 SNS에 '깍두기 놀이 문화'가 회자됐었다. 과거 나와는 조금 다른, 우리에 어울리기에는 장벽이 있는 사람들을 우리에 포섭하는 놀이적 방식이었던 '깍두기 문화'가 회자된 이유는, 조건 없이 타인과 관계 맺고 포용하던 그 시절의 무해한 연결성이 지금의 우리에게 부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더 촘촘히 연결될 거라 기대했지만, 그 연결이 반드시 깊은 관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많은 사람을 만날 수록 더 얕은 관계에 머무르게 되는지도 모른다. 앱에서 '모임'을 검색해 누군가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지금의 현상은 역설적이게도 사회의 자생 공동체가 붕괴한 증거이기도 하다.일회성 모임은 현대인의 외로움을 잠시 달래줄지 몰라도, 짧은 만남 뒤 찾아오는 공허함까지 채워주지는 못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했던 건 감자튀김을 나눠 먹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언제든 동네 어귀에서 마주칠 수 있었던 '당연한 이웃'의 존재일지 모른다. 빠르고 가벼운 연결이 채워주지 못한 것은 무엇이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by Editor N

경기도에는 약 13% 비율로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농어촌 지역들이 있다. 지난 2015년부터 경기도는 이러한 에너지 낙후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발전 설비를 지원해 에너지 자립 마을을 조성해 왔다. '경기 RE100 마을', '아파트 RE100 시범사업'으로 불리던 이 사업들은 2023년부터 '경기 RE100 소득마을'로 통합됐다. 주민의 참여를 이끌고 소득을 환원하여 지역 순환에 기여하는 '경기 RE100 햇빛 소득마을'(이하 RE100 소득마을) 모집이 시작됐다. 정확히 RE100 소득마을이란 뭘까?햇빛을 소득으로, 소득을 탄소중립으로RE100 소득마을은 마을이나 아파트 단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고, 발전 수익을 햇빛소득 배당·마을기금 적립·전기요금 절감 등의 형태로 주민에게 환원하는 주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 에너지 취약 마을과 아파트 단지이며 마을형은 설치비의 70%(도비 30%·시군비 40%)를, 아파트형은 옥상 태양광 설치비의 60%(도·시군 각 30%)를 지원받는다. [경기RE100소득마을 © 나의경기도]경기도는 2023년부터 '에너지 기회소득 마을 조성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하여 마을 공용 태양광발전소 설치비를 지원하고, 햇빛 전기 판매 수익으로 주민들에게 매달 소득을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민과 마을, 공공시설이 함께 참여해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소득으로 환원하고, 이를 다시 기업의 재생에너지 수요와 연결하는 구조다. 경기도는 '경기 RE100'이라는 이름 아래 마을과 산업을 지역 탄소중립으로 연결했다. 그 결과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약 1.7GW 규모 태양광 설비가 추가로 확충됐다. 부지 확보 어려움으로 재생에너지 생산이 어려웠던 경기도로서는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RE100 소득마을' 10년의 성과, 2030년의 목표는?지난 10년간 경기도 전역에 총 473곳의 RE100 마을이 조성됐다. 포천 마치미 마을은 2024년, 33세대가 세대당 550만 원을 투자해 약 4,000만 원의 발전 수익을 달성했다. 2025년부터는 월평균 20만 원의 햇빛소득을 배당받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천 은골마을 역시 작년에 1인당 연 220만 원의 햇빛소득을 배당받으며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옥상 태양광 120kW를 설치한 수원, 평택의 아파트 단지 또한 연간 3,000만 원의 공용 전기요금 절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RE100 소득마을 사업공고 ©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경기도는 올해 도비 128억 원을 투입해 200개 마을을 지원하고, 2030년까지 총 2,000개 소득마을 조성이라는 장기 목표를 추진한다.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을 통한 '원스톱 지원 체계'를 가동해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밀착 지원하여 사업 추진까지의 기간을 단축할 방침이다. 소득마을이 확산될 경우, 에너지 취약 지역의 복지 향상과 재생에너지 전환이 동시에 이뤄지는 에너지 선순환 구조를 기대해 볼 수 있다. RE100 소득마을 조성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마을과 아파트 단지는 시·군을 통해 사업계획서와 증빙서류를 3월 20일까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하단 정보 안내)에 제출하면 된다. RE100 소득마을은 개별 가구의 전기요금 절감, 마을 복지 기금 조성, 기회소득 창출 등 에너지 복지 실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햇빛이 소득이 되는 마을,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 경기RE100소득마을: 신청안내페이지☏ 사업문의-마을형: 031-985-0834 / 아파트형: 031-985-0519 by Editor N

지난 2월 8일, 미국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0회 슈퍼볼 하프타임 쇼의 주인공은 팝 스타 배드 버니였다. 그는 공연이 끝나갈 무렵, 중남미 국가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한 뒤 '함께할 때 우리는 아메리카(Together, We are America!)'라는 문구가 적힌 축구공을 관중석을 향해 던졌다. 미국의 이민자 추방 반대 시위가 점점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배드버니는 이미 이민자 탄압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온 인물이었다. 배드버니가 1억명이 넘게 시청하는 하프타임 쇼에서 전한 메시지는 존중보다 논쟁을 먼저 불러왔다. 문화,종교 등 개인의 다양성을 국가 정체성으로 내세워 온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기에는 낯선 광경이다. 미국의 다원주의는 지금 어디쯤 서 있는 걸까.두 개의 무대로 나뉜 슈퍼볼 하프타임 쇼 미국의 라틴팝 스타 배드 버니는 푸에르토리코(미국 북동부에 있는 섬, 미국-스페인 전쟁 이전까지 스페인의 식민지)에서 태어나 자랐다. 최근 푸에르토리코에는 정전 사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미국은 열악한 전력망 유지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해당 사안을 외면하고 있다. 배드 버니는 미국 정부에 대한 비판과 희망의 빛을 찾고자 하는 민중의 바람을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그는 대부분의 곡을 스페인어로 공연했고, 공연 말미 전광판에는 '증오보다 강력한 것은 사랑(The only thing more powerful than hate is love)'이라는 메시지가 등장했다. 이민자들을 배척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했다. 배드 버니의 무대를 두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슈퍼볼 하프타임쇼 역대 최악의 공연 중 하나"라며 비난했다. 이러한 비난의 게시글을 올린 뒤 자정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덴마크령 그린란드, 베네수엘라까지 북미대륙이 성조기로 뒤덮인 합성 지도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이민자도 존중해주길 바라는 배드버니의 입장에 맞서는 듯한 행동이었다.미국의 보수 성향 단체 터닝포인트 USA는 슈퍼볼 하프타임쇼와 같은 시간,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가수 키드 록을 내세워 '올아메리칸 하프타임쇼'를 별도로 유튜브 채널에서 개최했다. 보수 성향의 일부 시청자들은 공식 하프타임 쇼 대신 이 쇼를 시청했다. [슈퍼볼 공연 중인 배드 버니 © gettyimages/에스콰이어코리아]이민자 탄압 정책을 향한 서로 다른 입장미국 국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온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어쩌다 이렇게 서로를 향한 비방의 장이 되었을까. 배드 버니의 공연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하프타임쇼 초청 가수로 배드 버니가 확정됐을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터무니없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배드 버니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상 수상 소감으로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 OUT"을 외쳤다.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탄압 정책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었다.미국 이민 정책에 모든 아티스트가 배드 버니와 동일한 입장을 지닌 것은 아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으로 5살 때 미국에 온 이민자 래퍼 니키 미나즈는 지난 달 1월, 트럼프 계좌(정부가 미국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비과세 투자 계좌를 만들고, 초기 종잣돈으로 1000달러(한화 약 143만원)를 지원하는 내용)출범 행사에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의 1호 팬이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키 미나즈를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성공적인 여성 래퍼"라며 호응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니키 미나즈가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였던 2018년에는 정부의 이민 단속 정책을 비판했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7년 전에는 이민 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지지하는 입장에 섰다. 미국의 이민 정책을 대하는 입장과 논쟁이 복잡한 층위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니키 미나즈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AP연합뉴스]미국의 다원주의는 확장되었는가, 분열되었는가배드 버니의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대략 1억 2,490만 명이 시청했다.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대부분의 곡이 스페인어로만 진행된 공연이,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본 무대 중 하나가 된 것이다. 하지만 슈퍼볼 하프타임 공식 쇼가 진행되던 같은 시간, 이 쇼를 거부하는 입장의 또 다른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이 유튜브에서 펼쳐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슈퍼볼 하프타임 공식 공연 직후 영토 확장 이미지를 올리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풍경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미국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미국의 다원주의는 지금, 확장과 분열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스포츠 이벤트가 사회적 메시지의 전쟁터가 된 이 현상은, 미국 사회가 지금 어떤 질문에 놓여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더 넓은 사회로 확장 중인지, 아니면 분열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되어가고 있는지. 미국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찾는 중이다. by Editor N

기업이 말하는 ESG 경영을 100% 신뢰해도 되는 걸까? 기업들은 ESG 보고서를 통해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약속한다. 국내 유명 디자이너의 브랜드는 ‘ESG 경영’을 내세우며 이월상품을 재가공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이를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기업이 생각하는 ESG와 소비자가 체감하는 ESG는 다르다는 사실이다.기업이 증명하는 ESG: 숫자와 인증으로 가득한 보고서지난 1월, 국내 통신 3사의 보안 실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같은 통신사들은 매년 ESG 보고서에서 '정보보호'와 '사이버 보안'을 핵심 비재무 성과로 강조해 왔다. SK텔레콤은 AI 기반 실시간 관제와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엄격한 ID 인증 및 승인을 적용,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보안 체계)를 자랑했고, KT는 연간 1,000억원대 정보보호 투자를 내세웠다. LG유플러스 또한 정부 정보보호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통신 3사 모두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 종합 A 등급을 받았다.[SK텔레콤 인증 대리점 사과문 게시 © 연합뉴스]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KT는 동일한 10년짜리 인증서를 모든 기기에 적용하는 부실한 펨토셀( 가정이나 소형 사업장에 설치되는 초소형 기지국으로, 이동통신사의 핵심망과 직접 연결)관리로 개인 정보 유출 피해를 일으켰다. SK텔레콤 또한 지난해 4월 유심 정보 대규모 유출과 악성코드 감염 사고가 발생했다. LG유플러스는 개인 정보 침해 정황 통보 이후 일부 서버를 재설치하거나 폐기해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객 및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ESG 보고서에 반하는 행보다. 'ESG 경영'이라던 기업, 소비자는 몰랐다국내 명품으로 꼽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우영미(WOOYOUNGMI)' 역시 ESG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브랜드 우영미는 지난해 하반기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를 정가 52만원에 출시했다. 문제는 이 제품이 같은 해 상반기에 출시된 '블랙 야자수 후드 티셔츠(정가 50만원대)'를 재가공해 출시한 상품이라는 점이다. 앞판의 야자수 프린트를 흰색 꽃 자수로 덮고, 무늬가 없는 다른 티셔츠의 뒷면과 봉제해 신상품으로 내놓았다.[25년 상반기 시즌 상품인 우영미 블랙 야자수 후드 티셔츠(위), 2025년 하반기 시즌 상품인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아래) © 각 신세계몰 누리집 갈무리, 우영미 누리집 갈무리, 한겨레]논란이 커지자 우영미 측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자원 낭비를 줄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추가 가공과 재디자인을 거친 새로운 상품이라고 판단해 별도의 고지 의무가 필요 없다고 본 것이다.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 점을 인정하며 앞으로 안내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가 재고 제품을 새 제품으로 판매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주장보다 행동이 중요한 소비자기업이 ESG 보고서에 담는 내용은 주로 이사회 및 ESG 거버넌스 체계, 환경 성과 지표, 정책 수립 여부처럼 측정 가능한 정량적 지표들이다. 이런 지표들은 대외적으로 홍보하기 좋다.하지만 소비자에게 ESG란 문제가 생겼을 때 기업의 대응과 책임, 내 개인정보의 안전처럼 '일상에서 체감'하는 것이다. 화려한 보고서 속 수치가 아니라, 기업이 제공하는 경험이 곧 ESG다.[KT ESG 보고서 © KT]통신사 해킹 사건에서 소비자들이 분노한 지점은 '보안에 대한 투자 부족'이 아니었다. 보고서 내용과 다른 실제 보안 체계와 불투명한 대응이 문제였다. 우영미 논란 역시 '재고 활용'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미리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신뢰가 하락했다.ESG는 평상시가 아닌 위기 상황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면, 통신사는 대응 속도와 평소 관리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브랜드는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면, 소비자에게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진짜 ESG 경영의 척도다. 보고서 속 멋진 문구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행동이다.ESG가 기업의 경영 철학이 되려면, 기업들은 ESG 보고서를 '진짜 약속'으로 만들어야 한다. 보고서 속 화려한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보고서의 평가 기준도 개선돼야 한다. 사고 대응, 소비자 보호, 커뮤니케이션의 투명성 같은 실질적 항목이 평가에 더 강하게 반영돼야 한다.기업이 말하는 ESG를 소비자가 의심하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 2026년 ESG를 실천하는 기업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by Editor N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 공제 항목에 무엇이 있는지, 혹시 놓치고 있는 공제 항목은 없는지 자연스레 따져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환급을 기대하다 예상치 못한 세금 부담을 마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떠올리는 것이 바로 '기부금 세액공제'다. 2023년부터 기부 대상을 개인에서 지역으로 확장한 '고향사랑기부제(지역사랑기부제)'가 도입됐다.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고향이나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싶은 지역에 기부함으로써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제도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취지로 운영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의 절세 선택을 지역 지원으로 연결한다. 시행 후 약 3년이 지난 지금, 고향사랑기부제는 과연 기대만큼 잘 시행되고 있을까?작은 손길이 만든 놀라운 변화고향사랑기부제는 최대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에 더해, 기부금의 일정 범위 내에서 해당 지역의 특산품이나 서비스 등 답례품을 받을 수 있어 '가성비 좋은 기부'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숫자상으로 2025년 전국 고향사랑기부 모금액은 1,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으며, 기부 건수도 80% 늘어나는 등 양적 성장세가 뚜렷하다.이 같은 흐름 속에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경제와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남 곡성군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군내 유일한 소아과를 개원하여 의료 공백을 해소했다. 충남 청양군에서는 탁구 특화학교 지원을 위한 지정 기부에 전국 각지의 참여가 이어져 목표액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냈다.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매일 만나는 소아과' © 곡성군]위기 상황 속에서도 고향사랑기부제의 효용은 드러났다. 2025년 대형 산불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여러 지자체에서는 복구 목적의 기부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빠르게 진행됐고, 수십억 원 규모의 기부금이 재난 대응과 주민 지원에 활용됐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한 세제 혜택을 넘어, 평범한 일상과 위기 상황을 막론하고 지역을 떠받치는 제도로 기능하는 것이다.[고향사랑기부제로 대회 출전비를 마련한 정산초,중,고 탁구부원들 © 청양군]긍정적인 변화의 이면에서 마주한 과제하지만 모든 일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시행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일부 지자체의 답례품 경쟁이 과열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고향사랑기부금 통합 시스템 '고향사랑e음'의 답례품 노출 구조가 '신규 등록 순'으로 배열된다는 점을 악용해 일부 지자체가 동일한 답례품을 반복 등록하거나 자동화 도구를 활용해 노출 순위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사례가 발생했다. 제도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노출 경쟁'이 발생한 것이다.게다가 실제 기부금 규모가 일부 지자체 예산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제도의 본래 목적을 충분히 실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때문에 지자체들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세액공제 한도 확대와 함께 법인 기부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인 기부 허용으로 기업의 ESG 자금이 유입되면 지역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매크로 시스템을 활용한 답례품이 신규 답례품을 밀어내고 메인에 노출된 화면 © 고향사랑e음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제도를 향해 고향사랑기부제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기부를 통해 지역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지역 간 재정 격차와 소멸 위험을 완화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제도를 둘러싼 논의 역시 '참여율'이나 '답례품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기부금이 지역 사회에 어떤 공공적 가치를 만들어내는지로 확장돼야 한다.기부금이 어떤 정책과 사업으로 이어졌는지, 그 결과가 지역 주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남겼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을 때 제도의 신뢰도 역시 함께 높아질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의 다음 단계는 제도를 유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공동체 회복을 뒷받침하는 장기적인 정책 수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by Editor N

요즘 어딜 가도 '두바이쫀득쿠키(이하 두쫀쿠)' 얘기가 들려온다. 사람들은 두쫀쿠를 손에 넣기 위해 기꺼이 오픈런을 하고, 긴 시간 줄을 서 기다린다. 바삭한 카다이프와 고소한 피스타치오, 그리고 쫀득한 마시멜로가 어우러진 이 생소한 디저트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다. 하지만 화려한 비주얼과 달콤한 맛에 취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이 한 알을 완성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 건너온 재료들이 남긴 '불편한 진실'이다.두쫀쿠의 인기는 품귀 현상을 넘어 시장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일부 업체나 소비자는 업체 간 담합이나 원가 상승을 빌미로 한 디저트 인플레이션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유행이니까 먹어봐야 한다'는 소비 심리에 매몰되어 놓쳤던 질문들- 이 재료들이 어디서, 어떻게 우리 식탁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두바이 쫀득 쿠키 © 뉴스엔톡]피스타치오 열풍, 그 이면의 환경 비용두쫀쿠의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는 꾸준히 인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부터 프랜차이즈 음료와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피스타치오를 음료나 크루아상 속 재료 등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캐피탈 프레스(Capital Pres, 미국의 농업 전문 신문)는 캘리포니아의 피스타치오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2023년 12월,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헤라가 틱톡에 올린 두바이 초콜릿 영상이 퍼지며 전 세계적으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지금의 두쫀쿠 유행으로 이어졌다. 시장은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피스타치오 관리위원회(Administrative Committee for Pistachios)에 따르면, 최대 산지인 캘리포니아주에서만 피스타치오 나무가 매년 약 35,000그루씩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도 역시 환경적 비용이 숨어 있다.[피스타치오 나무 © Treeinfo]피스타치오 1kg을 얻기 위해 소비되는 물은 무려 10,000리터에 달한다. 주요 산지인 캘리포니아와 중동 지역은 이미 심각한 가뭄과 지하수 고갈 문제에 직면했다. 또한, 단일 작물을 대량으로 재배하는 방식은 토양 황폐화와 생물 다양성 감소를 초래하며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과도한 화학 비료 사용은 수질 오염으로 이어진다. 유행이라는 명목 아래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피스타치오 소비가 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소비 과정에서 쌓이는 폐기물간과하기 쉬운 것은 재료의 수입 과정에 담긴 환경 비용이다. 두쫀쿠의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마시멜로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식품이 산지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거리가 길어질수록 환경 부담은 비례해서 커진다.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수입 농산물은 운송 과정에서 국산보다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포도의 경우 수입산이 국산보다 4.4배, 키위는 3.3배 더 많은 탄소를 남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품 수입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1,146만 톤에 달하는데, 이는 국내 전체 농업 생산 분야 배출량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치다. 무심코 즐기는 두쫀쿠 한 입에 지구 반대편에서 태평양을 건너오며 뿜어낸 거대한 탄소가 포함된 것이다. [포장된 두바이 쫀득 쿠키 © 연합뉴스]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두쫀쿠는 일회용품에 둘러싸인 채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두쫀쿠를 취급하는 매장은 대부분 포장 판매에 주력한다. 쿠키 하나를 포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플라스틱 상자, 비닐 쇼핑백, 보냉제는 한 번 사용된 후 고스란히 쓰레기가 되어 버려진다. 잠깐의 달콤함을 위해 수백 년간 썩지 않을 폐기물을 배출하는 셈이다.전 세계의 희귀한 식재료를 실시간으로 공수해 즐기는 것은 현대 인류가 누리는 유례없는 특권이다. 그러나 UN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지적했듯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3%가 식품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유럽 연합이 탄소 중립을 위해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는 먹거리의 지속 가능성이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두쫀쿠 한 알에 지불하는 돈은 단순히 맛의 대가가 아니라, 지구의 자원을 미리 당겨쓰고 있는 것에 대한 부채일지도 모른다. 달콤한 유행 속에서 우리가 치르고 있는 진짜 비용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by Editor N

우리는 '노인의 삶'이라는 틀에 각기 다른 수많은 삶을 하나로 묶어버린다. 노인의 삶을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편적인 시각이다. 나이가 비슷하다고 삶의 방식과 가치관, 취향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100만 명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의 21.6%를 차지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제 그 원인을 따지거나 책임을 묻는 데서 나아가, 변화된 사회 구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러한 세상에 적응할지 논의해야 한다. 이미 펼쳐지고 있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와 선택을 할 것인가.액티브 시니어가 등장한 콘텐츠 시장과거의 시니어 이미지는 종종 '보호의 대상', '부양해야 할 존재'에 머물렀다. 최근 등장하는 '액티브 시니어'는 다르다. '액티브 시니어'는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5060 세대를 말한다. 이는 젊음을 모방하거나 노화를 부정하는 태도와 다르다.이른바 '영포티'가 희화화되는 이유는 나이를 지운 채 젊음을 흉내 내는 데서 오는 어색함 때문이다. 반면 '액티브 시니어'는 노년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완성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각자의 색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근사하게 나이 들고 싶다는 바람은 특정 세대만의 욕망이 아니다. 다만 이제 그 욕망이 노년기에도 자연스럽게 표현되기 시작했을 뿐이다.[예능 '저스트 메이크업' 결승 미션 뮤즈로 참여한 김영옥 배우 ⓒ BAZAAR]최근 종영한 뷰티 서바이벌 프로그램 '저스트 메이크업'에서는 시니어를 모델로 한 메이크업 미션이 진행됐다. 비슷한 맥락에서, 24년 11월 인천 중구에서는 지역 내 50세 이상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시니어 힐링 뷰티케어' 강좌가 운영되기도 했다. 노년의 외모를 감추거나, 보정해야 할 대상이 아닌 하나의 고유한 아름다움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다.시니어 브랜드 '더뉴그레이' 역시 같은 관점을 강조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시니어를 고객층으로 설정함으로써, 노인이라는 이름에 가려졌던 개인의 개성을 드러냈다. 이처럼 시니어 시장은 단순한 연령 구분을 넘어, 개성을 존중하는 하나의 독립된 라이프스타일 장르로 확장되고 있다.[액티브시니어 ⓒ 더뉴그레이홈페이지]현실의 노년을 사회로 잇는 제도의 힘물론 이러한 문화적 변화가 시장과 콘텐츠 영역에만 머물러서는 충분하지 않다. 고령화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고령층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정책 역시 다양하다.고령화 속도가 빠른 싱가포르는 평생교육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연금·장수 보험 제도를 운영해 고령기의 경제적 불안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고령자를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닌, 지속적으로 사회와 연결된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접근이다.우리나라 역시 연금 제도와 더불어 노년기 고용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중장년경력지원제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경력 전환을 통해 재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며, 60세 이상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시니어 인턴십 제도도 운영 중이다.[영화 인턴 스틸컷 ⓒ 워너브라더스 ]미국 MIT 에이지랩(AgeLab)의 창립자 조지프 코글린(Joseph Coughlin)은 “사람이 늙는 경험은 개인과 문화권마다 다르며,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생산성과 생명력을 단정 짓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고령층은 사회가 정한 기준보다 더 오래 근무하길 원한다.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주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연령은 52.9살(25년 5월 기준)이다. 같은 조사에서 고령층이 일하고 싶어하는 연령이 평균 73.4인 걸 고려하면 그 격차가 크다.노인은 여전히 선택하고 결정하며 살아가는 주체다. 노인과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는 우리 모두가 나이를 들어도 존엄과 개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 오늘의 노인을 위한 이야기는 곧 미래의 우리 자신을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노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어떻게 둬야 할까. 이에 따라 고령화는 사회 문제로만 남을 수도, 우리의 삶을 넓히는 지침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by Editor N

단순한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보다 책임 있게 우리의 세계와 연결된 기업이 필요한 시대다. 그 과정에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두 용어가 자주 언급되지만, 서로 비슷하게 쓰이는 만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두 개념의 혼동은 단순한 용어의 오해로 그치지 않는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사회 공헌 캠페인을 지속가능경영 전략으로 오인하게 되는 등 실질적 성과를 판단하는 데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용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가지 사례를 통해 CSR과 ESG의 개념을 확인해 보자.일방향을 넘어 참여로 완성되는 CSR코카콜라는 자사 사업 구조와 직접 맞닿아 있는 문제를 둘러싸고 오랜 비판에 직면해왔다. 500ml 음료 한 병을 생산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약 15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코카콜라의 물 사용 문제가 구조적 책임의 영역에 속해 있음을 보여준다. 이같은 문제는 2000년대 초 인도 플라치마다 지역에서 사회적 갈등으로 표면화됐다. 공장의 과도한 지하수 추출로 식수 부족 등 농업 피해가 도마 위에 오르며 2004년 해당 공장은 결국 폐쇄되었다.이후 코카콜라는 물 사용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CSR 전략을 전환했다. 2007년부터 전 세계 생산 과정에서 사용한 물의 총량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물 환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코카콜라는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부터 물 스트레스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농업용 저수지 준설, 도랑 개선, 숲 가꾸기 등 수자원 복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CSR은 기업이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환경 보호와 지역사회 기여 등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활동을 말한다. [코카콜라 원더플 캠페인 © 코카콜라 코리아]시대와 사회의 요구, 기업 환경에 따라 CSR의 구체적인 방식과 성격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의 CSR이 기부나 후원 등 기업의 일방향적 사회공헌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의 CSR은 코카콜라 사례와 같이 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사회·환경적 영향을 직접 보완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2020년부터 시작된 코카콜라의 '원더플(ON THE PL) 캠페인'은 소비자가 자원순환 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설계된 참여형 CSR 사례다. 투명 페트병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해 자원순환 구조를 만들고, 기업의 책임을 소비자와 지역사회의 참여로 확장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CSR의 확장된 방향성을 보여준다.결국 CSR은 단순히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이 장기적으로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철학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은 CSR을 통해 브랜드 신뢰를 구축하고, 구성원에게 자부심과 동기를 부여하며 지속가능한 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마지막 단추, ESGESG는 말 그대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경영 전반에 반영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려는 기준이다. CSR이 기업이 추구하는 책임의 철학적 기반이라면, ESG는 이러한 철학이 실제 경영 활동과 의사결정, 평가 지표로 연결되는 구체적 도구라고 볼 수 있다.한국맥도날드는 '세상에 좋은 일이 맥도날드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슬로건 아래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지역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상생 구조를 만들고, 특산물의 가치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진도 대파 버거'로 참여했던 진도군 김희수 군수는 "맥도날드에서 선택했다면 믿을 수 있다."며, 이후 다양한 농작물에 대한 수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맥도날드가 한국 농가와 함께한 프로젝트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617억 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맥도날드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 © 맥도날드 코리아]이처럼 사회적 책임 활동은 더 이상 기업의 태도를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과거 비재무적 성과로 분류되던 ESG는 이제 기업 가치와 재무성과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투자와 규제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G는 선택이 아닌 의무로 자리 잡았고, 기업 성장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결국 CSR이 기업이 사회와 맺는 책임과 의무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ESG는 그러한 책임이 실제 경영 활동과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두 개념이 유기적 관계에 있음을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때, 기업은 튼튼하게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 나아가 이 두 요소의 균형 있는 결합을 이룬 기업이야말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신뢰받는 미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by Editor N